오피스텔 거래량 8월 기점 빠르게 감소
전세난에 수요층 다양해져, 중장년층도 관심
"임대차법에 소액 임차인 주거환경 나빠져"
"오피스텔 전세도 동이 났어요. 월세는 조금 있지만 다들 전세만 찾으니 중개해 줄 매물이 없습니다."
전세대란이 오피스텔까지 덮쳤다.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을 기점으로 전세가 상승률도 가팔라졌다.
오피스텔 전세마저 못 구하고 있는 세입자와 중개할 매물이 없는 공인중개사 모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9일 만난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H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 거래가 거의 없다. 우리도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을 늘어놨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오피스텔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거래량이 8월을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8월 서울 지역 오피스텔 거래량은 2106건으로 전월(2333건) 대비 9.7%(227건) 줄었다.
이후로는 거래량이 감소세가 더 빨라졌다. 9월 1931건으로 1000건대에 진입한 뒤 10월 1463건, 11월 1081건까지 떨어졌다. 서울 25개구로 나눠보면 1개구 당 43.8건의 거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런 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매물 부족 현상은 심각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오피스텔이 상업용 부동산이다 보니 전세 매물이 적고 월세가 많은 편"이라면서도 "지금은 없어도 너무 없다"고 말했다.
매물 정보로 가득했어야 할 중개업소 외벽 유리창은 비어있거나, 근처 오피스텔 구조에 대한 정보글이 붙어 있었다. 외벽을 비워두면 손님들의 눈길을 못 끌기 때문에 집객을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해당 중개업소 직원은 "비워두는 것 보다는 뭐라도 넣어 놔야 손님들이 들어와서 물어보고는 한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예년보다 늘었다고 했다. 아파트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밀려난 수요가 오피스텔로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개사들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최근에는 오피스텔 수요층이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가 많았다면 이젠 중장년층까지 오피스텔을 많이 찾는다는 얘기다.
매물은 없는데 반해 수요는 늘자, 가격은 급격히 뛰고 있다. 강변 샤르망 기준 전세가가 3억4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이 또한 지난달 5건 거래 이후 모든 전세 매물이 소진됐다고 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시세는 3억 초반대였다.
강서구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전세가 상승은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0.18%을 기록했다. 8월(0.14%)부터 상승폭이 커져 9월 0.16%, 10월 0.17% 가파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K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샤르망 뿐만 아니라 인근 오피스텔이 다 그렇다. 아파트처럼 전세가가 엄청나게 가파른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한다. 아마도 조금씩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아파트에 살아야 할 사람들은 오피스텔로, 오피스텔에 살아야 할 사람들은 더 좋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됐다"며 "임대차법이 임차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소액 임차인들에겐 주거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게 하는 악법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