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출제범위 사전예고제 도입…"미국 블루스크린 제도 참고"
사전이수 IT 3학점 의무화…IT 출제비중도 15% 이상 확대키로
오는 2025년부터 공인회계사(CPA) 시험제도가 대폭 바뀐다. 회계환경 변화를 감안해 사전 학점이수제도에 정보기술(IT) 과목을 추가하고 시험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대강의 출제범위도 사전 안내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전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 영상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인회계사시험 및 실무수습교육 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2007년부터 시행된 현행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에 따라 15년여만에 시험제도 개편에 나선 것이다.
이번 개편안은 시험제도의 큰 틀(1차: 상대평가, 2차: 부분합격제·절대평가)은 유지하되 IT발전, 외부감사법 전면개정 등 급변하는 회계환경 등을 고려해 시험과목 변경, 출제비중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시험 공고 시 과목별 대강의 시험 출제 범위를 사전 안내하는 '출제범위 사전예고제'가 도입된다. 출제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예측할 수 없는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돼 수험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영역별 출제 비중과 주제별 평가 내용 등을 공개하는 미국 공인회계사시험(블루프린트 제도)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계사의 IT역량 강화 필요성 등을 감안해 사전이수 과정에서 IT 관련 3학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대신 경영학 3학점이 축소(9학점→6학점)되는 방식이다. IT학점은 기본 소양 검증이라는 제도 취지와 대학의 과목 개설현황 등을 감안해 관련과목을 폭넓게 인정하기로 했다.
1차 시험과목 중 상법은 최근 중요성이 감소한 어음수표법을 제외하고 실무에서 중요한 공인회계사법, 외부감사법을 포함해 기업법으로 개편한다. 또한 회계학 부문은 충실한 공부유도 및 수험생 부담완화를 위해 시험시간을 기존 80분에서 90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차 시험과목에서는 재무회계를 중급회계(재무회계Ⅰ)와 고급회계(재무회계Ⅱ)로 분리한다. 원가회계는 원가관리회계로 시험과목명을 변경하고 관리회계의 출제비중도 60% 이상(기존 5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회계감사에서는 IT활용능력 제고를 위해 데이터 분석 관련 내용 등을 포함해 IT관련 출제 비중을 15%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법은 실무에서 중요한 만큼 세법 관련 심화된 지식 측정을 위해 세무 관련 이론 문제 등을 약술형으로 10% 수준에서 출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공인회계사회 실무연수 실효성을 제고를 위해 필수내용 위주로 소규모 쌍방향 교육을 확대하고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공익활동(ProBono) 제도를 도입하고 사례 중심 윤리교육도 병행하기로 했다. 실무에서 중요한 외부감사법령, 자본시장법령 등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연수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공인회계사 시험제도 개편안은 수험생들의 시험 준비 등을 감안해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공인회계사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험과목 관련은 수험생 준비 등을 감안해 충분한 유예기간(3년)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며 "실무연수 관련 제도개선은 한공회 규정 개정 후 2022년부터 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