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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막말’ 논란에 때 아닌 해명자료로 바쁜 국토부


입력 2020.12.21 15:09 수정 2020.12.21 16:41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과거 막말·특혜 의혹 등 사과문·해명자료 4건 배포

노조 ‘지명 철회’ 촉구…청문회 ‘문턱’ 넘을지 주목

“부동산 민심 악화, 정책 신뢰 회복 어렵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이틀 앞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막말 등 자질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막말에 이어 친여 인사 태양광 사업 밀어주기와 동문·지인 특혜 채용 의혹 등으로도 확산되면서 국토부가 어쩔수 없이(?) 해명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18일 저녁 사과문에 이어, 19일 3건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 발언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통해 세 문장의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변 후보자는 이날 SH 사장 시절 내부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샀다.


공개된 회의록에는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변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인테리어 비용 4290만원으로 잘 꾸며진 경기도 화성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쇼룸’ 논란이 불거진 점과 맞물려 비난은 더욱 커졌다.


같은 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막말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시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모 씨(당시 19세)가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진 소위 ‘구의역 김군’ 사건이 발생하자 “걔만 조금 신경을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며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어 SH 사장 시절 친여 인사의 태양광 사업을 밀어주고, 동문·제자 등 지인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부는 지난 19일 저녁 해명자료 3건을 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변 후보자는 우선 SH 사장 시절 친여 인사인 허인회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를 밀어줬고 이 과정에서 비밀협약을 맺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국토부를 통해 낸 해명자료에 의하면 변 후보자는 “태양광 사업 보급업체 선정 요건을 마련하거나 실제로 선정한 것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던 서울시가 시행한 것이기에 변 후보자와 SH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H 사장 재직 시절 자신과 가까운 학교 동문을 SH 고위직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변 후보자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도시계획 및 공공개발, 주거복지, 홍보, 해외개발사업 등 여러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 및 업무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개방형 직위제도를 2014년 12월 도입했고, 공모를 통해 심사하는 과정에 SH 노동조합 위원장까지 선정위원으로 참여할 만큼 공정하게 심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가 비정규직 사원을 뽑을 때 실적이 좋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걸었음에도 이후 사무지원원으로 전환하거나 해고해 신의를 어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들의 업무 성과를 고려해 전문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미매각 토지와 주택이 모두 매각된 상황에서 서울시와 SH공사 이사회가이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증원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사무지원원 정원(무기계약직) 4명을 확보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본 뒤 잠시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변 후보자가 과거 언행과 특혜 의혹 제기에 적극 사과하고 해명에 나섰지만, 청문회 통과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야권은 물론, 노동계조차 반발하고 나서면서 부정적인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 대한 그 무심함과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데 부동산 정책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 보단, 인성 검증을 먼저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또 “현 정부가 약속했던 부동산시장 안정이 사실상 실패했고, 최근에는 전세난까지 심각한 상황이라 부동산 민심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 여러 가지 논란까지 더해지며 정책 신뢰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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