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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럼⑦] 태도는 최강욱처럼


입력 2020.12.29 07:00 수정 2020.12.29 11:29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검찰, 최강욱에 '허위 인턴서 발급 혐의' 구형하며 태도 지적

재판 받는 동안 검찰 및 사법부에 분노·신경질적 언행 이어가

'피의자' 신분임에도 최근 법사위원 보임…야권 강하게 반발

윤석열 겨냥해 '법관 탄핵' 주장도…본인 1심 선고는 내달 28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뉘우치지도 않는다. 수사과정에서도 출석조차 거부했다", "매주 3회 정도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들 조모 씨를 지도했다고 주장했다가 법정에서는 말을 바꿨다.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는 등 실체와 무관한 방법으로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을 반복했다"


조국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하며 최 대표의 태도를 지적한 부분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으로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재임 시절 손발을 맞췄던 최 대표는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던 조국 사태에서 스스로 '수호대'를 자처한 바 있다. 특히 조 전 장관과 자신이 관련된 혐의들에 대한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사법 당국 앞에서 보인 최 대표의 태도는 줄곧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최 대표의 태도 논란은 그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난 4월부터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허위 인턴서 발급 혐의로 첫 재판을 받았던 4월 21일 전부터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낸 데 이어 함께 제기된 1억원 대 비상장주식 보유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논란을 빚은 것이다.


이어진 6월 2일에는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이 진행되던 도중 최 대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같은날 오전 11시에 소속 정당인 열린민주당의 국회 기자간담회가 있다며 재판 중단을 요청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재판부의 거절에도 최 대표는 계속해서 당 공식행사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중단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상 위법하며 객관적 사유가 없다면 기일을 변경해줄 수 없다"고 단호히 대처해 최 대표는 재판 종료시까지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고, 검찰과 사법부를 우습게 보는 오만한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최 대표의 행위를 "평소 사법부를 적대시하고 우습게 보는 비뚤어진 관점 때문"이라며 "약속문화의 비상식을 넘어 재판의 엄중함을 가볍게 여기는 안하무인의 처사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지난 4월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또 7월에 이어진 재판에서 최 대표는 자신의 허위 인턴서 발급 혐의 증거조사를 진행하던 검찰을 향해 수차례 끼어들며 "비겁하다"고 강변해 논란을 샀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들 조 씨의 입시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공개하자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증거라며 이 같이 외친 것이다.


증거조사를 진행하던 검찰이 재판부를 향해 "최 대표가 검사에게 비겁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자제하도록 지휘를 해달라"며 "정경심 교수의 성향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증거인데, 내용도 들어보지 않고 이러면 당혹스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렇듯 검찰이 혐의에 대한 구형 사유를 설명하며 최 대표의 태도 문제를 따로 뽑아내 지적할 만큼,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가 보인 언행이 불필요한 논란을 지속적으로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검찰·사법부와 잦은 충돌을 빚었던 최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보임한 사실도 야권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요인이 됐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미 자신의 재판과정에서 수차례 법치주의를 무시하며 스스로 법사위에 가서는 안 될 이유를 증명한 최 대표다"라며 "대체 무엇을 막고 가리기 위해 재판을 받고 있는 최 대표까지 법사위로 동원해야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갖은 논란에도 최 대표는 여전히 검찰과 사법부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28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추미애 법무장관이 내린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함으로써 직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사법 농단 이후 미뤄져 왔던 법관 '탄핵'과 법원행정처 개편을 포함한 사법민주화의 과제도 확실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의 구형과 함께 판결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부적절한 언행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 대표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달 28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채널 A 사건과 관련해 '허위 녹취록'을 퍼트린 혐의로도 고발돼 있어 향후 최 대표와 검찰·사법부와의 갈등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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