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신풍·종근당 등 임상 속도 높이는 기업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릴리·리제네론 이상 효과"
13일 '2021 하이원신약개발심포지아'서 임상 결과 공개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임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돼 연내 코로나 종식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지만,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에선 치료제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기업은 셀트리온, 녹십자, 신풍제약 등 12곳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둔 상태로, 13일 오후 6시 대한약학회가 주최하는 '2021 하이원신약개발심포지아'에서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원주시갑)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릴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타겟군이 유사했는데 중증등까지 동등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면서 "기대한 수준의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폐에서 염증이 발전했을 때는 바이러스 양이 많지 않을 때이므로 최대한 빠른 시간, 7일 이내에 투여하면 확실한 효과가 있다"며 "이론상으로도 안전하고 임상 결과로도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항체치료제 조건부허가 신청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권 본부장은 "릴리와 리제네론의 치료제는 미국 내에서 사용되기만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기는 힘들다"며 "(셀트리온 항체치료제는)임상 2상 결과가 오픈되면 해외 수출길이 활발하게 진전될 것이며, 지금도 현재 특정 국가와는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역시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임상 2상이 최근 종료됐다. 최대한 빨리 임상 데이터 결과를 도출해 1분기 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분획해 만드는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해왔다.
총 15곳의 임상시험 실시 기관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코로나19 환자 60명에 대한 투약이 끝나 추적 관찰과 데이터 정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안 끝났다" 대웅·신풍·종근당 바짝 추격
대웅제약은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호이스타정'의 국내 2·3상과 중증 환자 대상의 임상 3상을 진행한다. 호이스타정은 만성 췌장염에 쓰이는 전문의약품인데, 대웅제약은 이를 먹는 형태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호이스타정과 렘데시비르를 병용할 경우 두 약물의 시너지를 통해 중증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종근당은 혈액 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호주, 인도 등 7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결과가 나오는대로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신풍제약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와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 등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필리핀에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인 신풍제약은 경증, 중등증 및 중증환자 40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피라맥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필리핀 국가지정병원 임상시험실시기관인 필리핀 제너럴 병원(Philippine General Hospital)을 중심으로 총 6개 병원에서 진행된다.
부광약품은 지난 7일 식약처로부터 레보비르의 임상 2상을 추가로 승인받았다. 기존에 중등증 환자 대상이던 임상 2상을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추가 임상을 통해 레보비르의 약효를 확실히 검증해 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부터 승인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녹십자, 대웅, 신풍, 부광의 임상도 속도를 내고 있어 빠르게 승인이 날 경우 코로나19 환자들이 경증에서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