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변협 회장들 "김명수, 헌정사의 치욕" 성명
대한법학교수회도 "권력에 좌고우면했다"
판사들도 "사퇴하라, 그 정도 양심은 기대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에 법조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법조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변호사 3만여 명이 소속된 대한변호사협회의 전직 회장 8명이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두현⋅박승서⋅이세중⋅함정호⋅정재헌⋅신영무⋅하창우⋅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은 성명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의지는커녕 권력 앞에 스스로 누워 버린 대법원장, 국민 앞에거짓말하는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여당의 탄핵 논의를 이유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여당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고 말했다. 이후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과 국회의 탄핵 논의는 전혀 무관했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혔다가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거짓말 파문'으로 이어졌다.
전직 변협회장들은 성명에서 "김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는 개인 차원을 떠나 사법부의 존립과 사법제도 신뢰 보호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공인으로서 책무이며, 우리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공개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은 더 이상 사법부 수장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대법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도록 사표 수리를 거부한 것은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법학계도 김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 의견을 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을 속인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로스쿨을 제외한 전국 139개 법과대학의 교수·강사 2000여 명이 소속된 대한법학교수회는 "대법원장의 언행을 보면 국민들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고 중심 없이 정치 권력에 좌고우면하는 모습만 보인다"며 "주권자 국민들은 사법부가 정치 권력에 종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판사들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판사 전용 인터넷 게시판인 '이판사판'에는 '대법원장님 사퇴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이 글에는 "사퇴하십시오. 그 정도 양심은 기대합니다"라는 등의 동조 댓글이 달렸다. 8일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판 거래, 김명수 대법원장은 탄핵 거래 한 것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