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보 떡' 문화 곳곳에서 불만 제기돼
이영 의원 "시보떡 관행에 부정적 의견이 많다"
전해철 장관 "확인해보겠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무원의 '시보 떡' 문화를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시보 떡'은 공무원들이 임용 후 6개월 시보 기간이 끝나면 직장 동료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관행이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시보떡 관행에 부정적 의견이 많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전 장관이 확인해보겠다고 답한 것.
이 의원은 "요새는 떡도 돌리지만 피자, 마카롱, 파이도 돌리고 식사 대접도 해야 된다"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들어갔더니 시보 떡 관행에 대해 '악습이다' '9급 월급 뻔히 알면서' '정말 공무원하기 피곤하다' 등등 이런 얘기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미담이고 미풍이었던 문화가 세대가 변화하면 힘든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장관과 차관이 우리 (90년대) 세대들은 (시보 떡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해서 없어져야 한다면 없애고 보완해야 한다면 아름다운 미풍으로 변화 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보 떡' 문화와 관련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 A씨는 자신의 여자동기 사례를 들며 "가정형편이 어려워 백설기 하나씩 돌렸는데 옆 팀 팀장이 받자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마지못해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걔(여자동기) 안보는 사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는데 걔가 막내라 사무실 쓰레기통 비우다 그걸 보고 밤새 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은 되지 말자"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나도 시보 때 떡 신경 쓰느라 힘들었다" "저거 은근 부담스러움" "내 친구는 포장도 직접 했음" "말이 시보떡이지 이젠 종류도 다양해서 고르기 어렵다" 등 말을 보탰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일부 누리꾼들은 "신규가 시보 뗐는데 아무것도 안 돌렸다고 그날 바로 말 나왔다" "나는 과일도 넣어 돌렸음" "한번 돌리고 말지 안 돌리면 직장 생활 답답해 진다"고 토로했다.
이들 대다수는 '시보 떡' 문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특히 공무원 커뮤니티에서는 "9급 월급 얼마나 된다고 이런 문화가 자리잡냐" "이런 것까지 해야하니 정말 피곤하다" "돌리면 돌린대로 욕먹고 안 돌리면 안 돌린대로 욕먹어서 죽겠다" 등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다. 한 누리꾼은 "미풍이 악습으로 변질됐다면 이제 사라져야하는 것 아니냐"며 실태를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시보 떡' 문화를 근절을 외친 지자체도 나왔다.
서울 종로구는 18일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던 잘못된 조직문화를 인지하고 사회 초년생에게 경제적 지출이 강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 차원에서 공직 첫 시작을 축하해주기로 했다"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잘못된 관습은 타파하고 구 차원에서 신규 직원을 격려하고 축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시보떡 대신 도서, 부서 직원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다과 지급 등을 고려하게 됐다"며 "누구나 일하고 싶은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개인별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역량을 강화시켜 줄 내실 있는 교육과 관련 정책 등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