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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에 올인한 개미들…게임스톱·이항發 변동성에 불안


입력 2021.02.19 09:00 수정 2021.02.18 16:0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美·中 예탁금 55조, 4조원 역대 최대치 경신…'박스권'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내 최저치로 '뚝'

게임스탑 '공매도', 이항 '가짜계약' 논란에 하루 새 두 자릿수 급락…"테마성 투자 유의해야"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서 자금을 빼 해외주식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픽사베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대규모 자금을 밀어 넣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답보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게임스톱, 이항 등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대규모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테마성이 짙은 해외주식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번 달 1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예탁결제 보관잔액은 497억9083만 달러(55조636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87억9447만 달러(9조7258억원) 대비 82.3%(45조3378억원) 급증한 규모이며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의 예탁결제 보관잔액은 36억4360만 달러(4조309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말 17억3860만 달러(1조9234억원) 대비 109.5%(2조1075억원) 늘어난 규모이며, 사상 최대치다. 중국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도 최근 지수가 역대급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실제로 상해종합지수는 이번 달 10일 3662.77포인트까지 올라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이번 달 15일까지 일본 주식 예탁결제 보관잔액은 28억9292만 달러(3조2004억원)로 1년 전의 16억8491만 달러(1조8640억원)보다 71.7%(1조3364억원) 급증했다. 이 역시 니케이225 지수가 지난 15일 3만84.15엔으로 1990년 8월 3일 이후 약 30년 만에 3만엔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해외시장 예탁금의 급증세는 최근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국내증시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번 달 16일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64조78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달 12일의 74조4559억원 대비 12.9%(9조6671억원)이 급감한 규모다.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도 급속도로 줄었다. 지난 17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5949억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달 11일 하루 동안 44조4337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20조원이 넘는 투자자금이 코스피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데일리안

문제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일부 해외종목들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이항(EHang·億航)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에 설립된 이항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드론 비행체(AAV)의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2019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뒤 기술력을 인정받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의 공매도 리포트가 발표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이항과 계약을 맺은 중국 업체 쿤샹은 급조된 기업으로 밝혀졌다. 이에 지난 16일(현지시각) 이항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2.69% 급락한 46.30 달러에 마감했다.


이항 측은 즉시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가 수많은 오류와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정보가 기술돼 있다고 반박하면서 주가는 하루 만인 17일 67.88% 급등한 77.73달러까지 올랐지만 지난 12일 주가가 124.09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에만 이항을 4억5995만 달러(약 5094억원) 규모로 순매수한 국내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변동성 문제는 앞서 게임스탑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뉴욕 거래소에 상장된 게임스탑은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 전투로 인해 이번 달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 종목이다. 게임스탑 주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53.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달 28일 주가가 483달러까지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6거래일일 만에 주가가 89.0% 급락한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2월 첫째 주에만 11억1800만 달러(1조2600억원) 규모로 게임스톱을 순매수한 국내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과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한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테마성을 띤 해외주식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난해 니콜라를 시작으로 올해 게임스탑, 이항까지 악재 한 번에 두 자릿수 하락세와 상승세를 반복하는 지금 시장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정확한 분석 없이 남들을 따라가는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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