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최근 불거진 체육선수들의 학교폭력(학폭) 문제에 관련해 "청소년기 무심코(아무런 생각이나 의도 없이) 저지른 행동으로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하다"는 견해를 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지난 17일 국회에 제출한 '체육 선수 학폭 등 가혹 행위 관련 추진 방향'이란 답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형사처벌을 받은 범죄자도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적절한 징벌 및 규제, 재범방지 교육, 사회봉사 명령 등을 통해 교화해 사회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대한체육회의 현실 인식이 안일하다고 지적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특출난 운동 신경과 성적이 있으면 사실상 학폭도 덮어 주자는 것"이라며 "당신들이 이런 인식이니 수십 년째 악습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학폭으로 피해자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간다"며 "가해자는 법적 사회적 아무런 제재 없이 복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왕따당해 자살하려는 가족 막았다. 우리 가족은 그날 다 같이 한 번씩 죽었다" "무심코 칼 들고 위협하는 게 가능하냐" "일진 출신 국가대표가 따오는 금메달 역겹다" "당한 사람은 유심코 당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또 "'무심코'는 길 가다 보이는 돌을 아무 이유 없이 차거나 낙엽을 밟을 때나 쓰는 말"이라며 "사람 고환 터뜨리고 머리를 차고 칼로 협박하는 건 무심코라는 말이 불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네티즌도 있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통절한 반성을 해도 모자랄 대한체육회가 황당한 반응을 내놨다"며 "학교 폭력은 엄연한 범죄다. 범죄를 막을 생각은 않고, 가해자의 복귀 대책에만 몰두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