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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重지주 회장, 올해 '조선·건기·에너지' 삼각편대 완성


입력 2021.02.25 06:00 수정 2021.02.24 17:0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3월 현대重지주·한국조선해양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

기업결합 완수 등 외형성장 비롯해 미래 기술 실탄 마련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그룹이 변화하고 있다. 속도는 빠르다. 조선산업 효율화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편 건설기계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마저 품었다.


기존 사업 확장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현대글로벌서비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단행하고 현대중공업을 연내 상장시키기로 했다.


적지 않은 현안들을 진두지휘해야 할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권 회장은 올해 기업결합 이슈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확보, 현대중공업이 '최첨단 조선에너지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보다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지주는 각각 3월 24일과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로 권 회장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다.


권 회장이 비(非)조선 사업부문 분사, 지주사 체제 전환, 조선통합법인인 한국조선해양 출범 등 굵직한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며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온 만큼 이번 재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은 권 회장은 기업결합, 기업공개 등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에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데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해야 한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해외 각국으로부터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등에선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했고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의 결과가 남아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작년 5월 27일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정기보수 현장에서 안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

한국조선해양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독과점 관련 우려를 적극적으로 소명해 모든 심사를 원만히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연내 심사를 완료하게 되면 한국조선해양은 명실상부 글로벌 톱 조선사로서 우뚝 서게 된다.


건설기계 부문 시장점유율도 크게 늘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5일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를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국내 1위 건설기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품게 되면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대우조선처럼 각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 3분기 내로 인수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 부문의 외형 성장도 올해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원유 정제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 완공 시 에틸렌 75만t, 프로필렌 40만t, PE(폴리에틸렌) 85만t, PP(폴리프로필렌) 50만t, BD 15만t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게 된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조선, 건설기계, 정유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삼각편대'를 올해 완성하게 됐다.


외형 성장 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한 보폭도 늘린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프리-IPO를 통해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자금은 로봇, 인공지능(AI), 수소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 사업 육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2019년 3월 8일 권오갑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서울 산은 본사에서 대우조선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달엔 친환경 미래 사업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기업공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약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마련된 자금은 수소사업, 연료전지 기업 등의 인수 또는 지분 투자에 활용된다. 아울러 '바다 위 테슬라'로 도약하기 위한 자율운항선박 개발 작업에도 사용된다.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전개돼왔다. 권 회장은 작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에너지 그룹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스마트선박, 지능형 로봇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5G 이동통신,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최첨단 조선·에너지 그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 6월 현대중공업은 KT와 전략적 투자협력을 체결했다. 5개월 뒤인 11월엔 '로봇·스마트팩토리' '조선·중공업' '스마트-X' 등 3개 분야의 협력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러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체질 변화가 유연하게 이뤄지도록 올해 경영보폭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통합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진두지휘 하는 한편 최첨단 미래 기술을 보유한 그룹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오랜 기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굵직한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수행,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온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이 최첨단 조선·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있어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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