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27~30달러선으로 고평가 논란 이어져...주가 우상향 기대
향후 글로벌 사업 확대 여부에 관심...사업다각화 및 M&A 주목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가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쿠팡의 최종 공모가 산정이 시장의 예측대로 27~30달러 선에서 산정되면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쿠팡은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총 1억2000만주의 보통주를 주당 27~30달러선 공모가로 발행하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공모가 기준으로만 보면 쿠팡의 전체 시가총액은 51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 한화로 약 57조원에 육박한다.
쿠팡이 예상한대로 희망 공모가가 30달러선에서 산정이 되면 IPO를 통해 최대 36억 달러 규모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쿠팡 공모가 고평가 논란 지속...향후 글로벌 시장진출 여부 관건
전문가들은 쿠팡의 공모가 산정을 놓고선 다소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장 직후엔 초기 관심 때문에 올랐다가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기술주들이 줄이어 폭락하는 등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쿠팡의 성장성 확대 여부가 주가 상승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현재 막대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19억7000만 달러, 영업적자 4억7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늘었고 적자는 1500억원이 줄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누적적자는 41억1800 만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는 4조5500억원에 이른다. 쿠팡의 공모가 산정을 놓고 시장에서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평가기준으로 삼는 주가매출비율(PSR)은 성장주의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데 주가를 주당 매출로 계산한다. PSR은 쿠팡처럼 높은 성장성에도 적자가 많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삼는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 예상 공모가 산정기준을 적용한다는 가정하에 쿠팡의 예상 시가총액을 PSR로 따져보면 3배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아마존과 맞먹는 기업가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쿠팡이 향후에도 미국 시장에서 공모가를 우상향하는 주가 흐름을 보일지에는 물음표를 제시하고 있다. 상장 직후 관심이 커서 단기적 우상향은 가능하지만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제시된 공모가가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는 판단이다"며 "확장적인 사업모델이 나오지 않는 한 쿠팡이 공모가를 뛰어 넘는 주가 흐름을 보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PSR은 매출이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인데 향후에 이익을 보더라도 금리 영향으로 인한 수익 증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과 맞물린 현 시점에 미국 기술주들의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향후 주가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쿠팡이 국내에 치중된 사업을 향후 글로벌 사업분야 확대로 확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사업다각화 전략이나 M&A로 주가의 상승모멘텀이 확대되며 우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기술주들이 최근 많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쿠팡의 공모가가 발행시장에서 산정한만큼 보수적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IPO 이후 1년간은 공모가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쿠팡의 확정 공모가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향후 미래 주가의 하한선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중기적으로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가 쿠팡의 밸류에이션 레벨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