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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감사위 "LG엔솔 요구 수용 불가…배터리 사업 경쟁력 낮춰"


입력 2021.03.11 09:00 수정 2021.03.11 08:4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ITC 결정 관련 미흡한 대처 질책…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 구축 주문

서울 서린동 SK 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장 김종훈)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과 관련해 회사가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을 강하게 질책하며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합의금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 조건에 대해선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이라는 의견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오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이사회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 결과 사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감사위원회는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진단·운영 등의 독립된 활동을 수행하는 이사회 내 감사 기구로, 최우석(대표감사위원, 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김종훈(이사회 의장, 전 통상교섭본부장), 김준(사외이사, 현 경방 회장)으로 구성돼있다.


앞서 ITC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하며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다만 미국 고객사들의 피해를 고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엔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 등으로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함과 동시에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해 이중, 삼중의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빠른 시일 안에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 하기 위해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우석 이사회 대표 감사위원은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방어의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하는 시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위원회에서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측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 조건 및 LG에너지솔루션 측의 반응 등 지금까지의 협상 경과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컨퍼런스콜을 열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하는 합의금 수준은 조 단위 차이가 난다"면서 "총액에 어느 정도 근접해야만 각론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ITC 소송 관련 대응을 위한 입장 정리와 근본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주요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빠른 시일 내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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