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MB 사찰 문건? 그런 게 있으면 '정진석 문건'도 공개하라"

'MB정부'서 청와대 정무수석 지냈던 정진석

"비슷한 시기 靑 있었는데…왜 '정진석 문건'은 없나

박지원 국정원장, 정치공작 서툴러"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이 당시 정부의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에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관련됐다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고 "그런 자료가 있다면 '정진석 문건'도 공개하라"고 맞불을 놨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10일) 저녁 KBS가 박형준 후보와 관련됐다며 국정원의 '4대강 사찰자료'를 공개했다"며 "나는 정무수석 시절 '이런 사람, 저런 단체의 동향을 파악해달라'고 국정원에 단 한 차례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KBS는 전날 저녁 MB 정부의 불법 사찰 내용을 담은 원문 일부를 공개하며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던 박형준 후보의 요청으로 작성됐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KBS 보도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를 향해 "이실직고하라"며 공세를 가했다.

정 의원은 "박 후보가 청와대 홍보기획관 재직 당시 요청한 자료가 국정원에 있다고 하니, 정진석 정무수석이 요청해서 만든 자료가 있으면 지금 즉각 공개해 주기 바란다"며 "박 후보와 나는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에서 일을 했다. 직무를 수행하는 환경이나 맥락이 크게 차이 나지 않으며 박 후보가 국정원의 도움을 받아 무슨 일을 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밀을 다루는 국정원이 이른바 '사찰 문건'에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이라고 명기했다는 것도 미심쩍다"며 "누가 쓴 지도 모르는, 희미한 국정원 사찰 문건을 들고 나와 '부산시장 후보 물러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나는 '그런 문건은 본 적도 없고, 요청한 적도 없다'는 박 후보의 이야기를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접해본 국정원은 그렇게 어마어마한, 나라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정보기관이 아니었다"며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공작도 서투르기는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는데, 왜 이 시점에 '박형준 문건'은 있고 4대강 2차 년도 예산을 국회에서 처리한 '정진석 문건'은 없을까"라며 "내가 부산시장에 출마했으면 '정진석 문건'이 나왔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박지원 국정원장은 왜 선거 운동을 하느라 바쁜 박형준 야당 후보를 달달 볶는가"라며 "정진석 관련 문건도 이 기회에 모두 싹 공개해달라, 국정원의 수법이 너무 '라떼(나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