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열린민주당 단일화 첫 토론회
박영선 정체성·공약 정조준한 김진애
"김종인·안철수와도 전화하는 사이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여권 단일화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가 12일 '정체성'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특히 김진애 후보는 박영선 후보가 김종인·안철수·윤석열 등 지금의 야권 인사들과 정치적 인연이 있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날 JTBC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 출연한 김진애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전날 관훈토론회 발언을 언급,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장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 전 총장에게 콜(전화)을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박 후보도 그런 지원을 받고 싶은 것이냐"고 물었다.
또 김 후보는 "박 후보가 평소 많은 분들과 교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포용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면서도 "의아한 것은 정치적 행보의 클라이맥스를 찍었던 윤석열 전 총장의 사퇴에 대해서도 '어색하다'는 표현만 했는데 그 정도 밖에 가슴에서 끓는 게 없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할 말은 많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해 자제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국정원 댓글사건 조사 당시 내가 법사위원장이었다"며 "(콜 받고 싶으냐는 것은) 좀 너무 많이 나가셨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전화하는 사이냐"고 재차 추궁하자 박 후보는 "대화는 다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이 굉장히 미안해하더라. 여성의날 행사에서 만났을 때 '옛날에 박영선 후보 서울시장 만들려고 애썼는데 좀 그렇네'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가 포용력이 넓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체성을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그분들과의 교류가 있었던 것은 그분들이 정도를 걸었을 때"라며 "그때 맺은 인연으로 인해 서로 연락하는 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부동산' 공약과 관련해서도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도시전문가를 자처하는 김 후보가 송곳 검증을 하면 박 후보가 방어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 구상도를 두고 "(지도에) 동그라미가 산 위에도, 한강 위에도 그려져 있다. 이렇게 기존 도시를 완전히 무시하는 계획을 가지고 오면 'F'학점"이라며 "21이라는 숫자도 21세기, 2021년이 아니면 왜 나왔겠느냐"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조금 편협하시다"며 "(김 후보의) 10분 동네와 맥을 같이 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확대 발전시킨 것이 21분 도시"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 공약 관련 건축안이 특정 건축가의 작품이라면서 "수의계약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서울시장의 공약은 공익적이어야 하는데, 건축은 프로젝트, 이권과 맞물려서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특검에 대해서도 엇갈렸다. 박 후보는 "LH 특검을 제안했으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거절했다. 의아하더라.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전형적인 여의도 문법이다. 특검으로 소나기를 지나가려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LH 해체'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 후보는 "LH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주도하기 위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만든 것이다.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후보도 "동의한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로 불똥이 옮겨 갈까 봐 벌써 야당에서는 우리 민주당이 저런 얘기를 꺼낼 거다(라는 기사가 벌써 나왔다)"고 호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