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압박에 '두손' 든 변 장관
文대통령 "기초작업까진 마무리"
'2.4대책 설계자' 변 장관, 시한부 유임
"공급 차질 빚을 가능성 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3개월만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확인된 투기 의혹들 대다수가 변 장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재직시절 벌어진 데다, 최근 여러 차례 국민 민심을 악화시키는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4대책 설계자의 부재로 추진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LH 투기 의혹이 불거지진 지 10여일 만이자, 취임 3개월여만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의 표명에 공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2.4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소한 준비 중이던 2.4대책의 후속 계획까지는 마무리 짓고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으로 '시한부 유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변 장관이 사퇴할 경우 '공급'에 명운을 걸며 시장 안정에 나섰던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타격은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 나온 2.4대책은 '변창흠 표'라고 불릴 정도로 변장관의 비중이 높은 정책이다.
해당 대책에 담긴 공공자가주택이라든지 역세권 고밀개발, 공공주도 정비사업 등은 모두 변 장관의 아이디어다. 즉, 변 장관이 2.4대책의 설계자인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변 장관은 2.4대책의 설계자"라며 "설계자가 없는 대책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공급대책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변 장관의 사의 표명과 이를 용인한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변 장관을 유임시키고 조사는 조사대로 공급은 공급대로 투트랙 방식으로 갔어야 한다"며 "차라리 사퇴시킬 거면 해당 의혹이 나오자마자 했으면 국민들의 신뢰라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신뢰도 공급대책도 모두 잃게 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송승현 대표도 "후임 인선이 정해진다고 새로운 공급대책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며 "결국 해봤자 앞선 대책을 이어받거나 조금 수정해서 추진하는 게 전부인데 이게 제대로 운영될 수나 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