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특검 도입 놓고 박영선 대 오세훈 격돌
박영선 "숨기는 것 없으면 특검 왜 못 받나"
오세훈 "특검은 시간끌기…검경 합수부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특검 도입을 두고 충돌했다. 박영선 후보가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특검에 부정적인 국민의힘을 비난하자, 오세훈 후보는 "염치없는 시간 벌기"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전날 논평을 내고 "이제 의혹만 가지고 쏟아내는 정치공세를 멈추고 엄정한 진상규명의 시간을 맞아야 한다"며 "숨길 것이 없으면 두려울 것이 없다"며 야권을 향해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박 후보는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직을 이용한 부당한 이득을 반드시 몰수하고 과거부터 우리 사회 관행처럼 이어온 투기의 고리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특검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김태년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은 "야권과 협의하겠다"며 수용의사를 밝혔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주호영 원내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증거인멸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자 박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며 "증거인멸을 해봤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셀프조사로 수사를 할 수 있는 1주일을 허비하고 겨우 투기 의혹자 7명을 밝혀내더니 이번엔 합의와 구성에 한 달 이상이 족히 걸리는 특검을 들고 나온 것"이라며 "투기범들에게 증거인멸의 시간을 주며 어떻게든 이번 선거만 넘기고 보자는 심산"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당이 민주당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요구했을 때 특검 구성에 1, 2달이 걸린다며 반대했던 게 바로 민주당"이라며 "뒤늦게 특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염치없는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 "검경 합수부가 포클레인이라면 특검은 삽자루"라며 "1, 2기 신도시 투기 수사 경험과 노하우, 인력이 있는 검찰을 중심으로 합수부를 구성해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과 핵심 공직자 계좌 추적부터 해서 증거인멸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