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특검·전수조사·국정조사, 보궐 전 불가능…진짜 변수는 따로 있다?


입력 2021.03.17 00:30 수정 2021.03.17 04:58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보궐선거 전 성과 도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여야 강공 모드, 여론 의식한 보여주기 지적도

여야 중 어디서 투기 의혹 제기되느냐가 변수

상징성·인지도 있는 인사라면 보궐선거 악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는 공직사회 전반에 걸친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 하겠다며 특별검사, 전수조사, 국정조사를 모두 실시하기로 16일 전격 합의했다. 4월 재보궐선거를 3주 가량 앞두고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재보궐선거 이전에 투기 여부가 가려지거나 규명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따른 민심 이반이 극에 달하자 특별검사와 전수조사를 제안했고, 시간끌기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숨겨진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결국 수용했다. 또 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했으나 소극적이었던 국정조사도 받아들였다. 이로써 여야 양당이 제안했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특검과 전수조사, 국정조사가 모두 급물살을 타게 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대상의 강력한 전수조사는 물론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며 "이번 3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특검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제안을 수용하겠다"며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협의를 바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월 임시국회에서 특검 법안이 통과하더라도 특검 임명과 수사팀 구성 등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수사 개시는 5월께 돼서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수조사도 국회의원 300명 전원과 직계존비속, 지자체장·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와 직계존비속으로 대상이 광범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국정조사 역시 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가 필요해 재보궐선거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김 직무대행은 "특검이 합의되고 관련법이 통과되고 특검 수사관들까지 구성하는 데 시간이 적어도 한달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재보궐선거 이전에 국정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통상 국정조사를 하려면 개인정보를 받아보고 국회에 출석도 시켜야 하는데, 과연 원활히 될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아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4월 재보궐선거 전에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야의 강공 모드가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용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 듯 보이지만, 역대 진행된 특검과 국정조사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조사 및 수사의 대상과 범위를 둘러싸고 여야 논의가 장기간 공회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4월 재보궐선거의 진짜 변수는 특검·전수조사·국정조사 자체보다 향후 여야 가운데 어느 쪽에서 투기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야에서 인지도와 상징성 있는 인물이 투기 의혹에 휘말리게 된다면 선거를 앞두고 최대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특검·전수조사·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려 해도 재보궐선거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노파심인데 앞으로도 개별 케이스를 가지고 언론들이 계속 뭔가를 폭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때마다 우리가 뒤따라가며 불을 끄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물을 넓게 쳐서 비리 소지가 있는 곳을 미리 들춰내고 잘라내는 노력을 선제적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그는 "비공개로 말씀드리자면"이라며 민감한 내부 전략에 대해 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이거 공개입니다"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