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가상대결 방식 주장
오세훈 측, 유선전화번호 섞자고 주장
이날 오전 내 결론 내야 단일후보 등록 가능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이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문항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을 주장하는 반면, 오 후보측은 여론조사 방식에 유선전화를 도입하자고 맞서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후보는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분들(안 후보측 협상팀)이 또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며 "양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묻는, 단일화 방식으로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 나와서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나 경쟁력이 아니라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나'를 묻는 질문을 활용하자고 했다는 설명이다.
오 후보는 그러나 "(협상은) 결렬되지 않는다"며 "그쪽도 19일날까지 후보등록 하는 것은 정말 저하고 굳게 약속을 했기 때문에 조금 믿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단일화에 실패하면 두 사람 다 문제가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고, 국민 열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3자 대결'에 대해선 "전혀 머릿속에 없다. 그런 일이 있게 되면 그건 정말 재앙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국민의당 측은 가상 양자대결 방식이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오 후보 측이 여론조사에 유선번호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며 생뚱맞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측 협상단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잘 모르고 한 말"이라며 "경쟁력 측정은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단일화하는 것이다. 측정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그 중 하나가 가상 대결"이라고 했다.
그는 "안 대표 말처럼 투표용지와 여론조사 설문지가 똑같으면 된다. 오 후보로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2번 오세훈 안 대표가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4번 안철수 이런 식으로 설문지 만들어서 묻자는 것"이라며 "오 후보가 새로운 것이라는데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가상 후보 대결로 단일화를 했다며 "경쟁력은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은 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오히려 국민의힘이 유선전화번호를 섞어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건 말이 안 된다. 국민의힘도 이번 경선 여론조사를 다 안심번호로 했다"며 "우리도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선관위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시작한 양당 협상팀은 되도록 이날 오전까지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오는 19일 단일 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선 최소한 이날 오후부터는 여론조사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