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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부회장단 '정중동'…2인자 역할론 '주목'


입력 2021.03.24 06:00 수정 2021.03.23 12:5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지성규 새 멤버 합류 유력…행장 인사 후 연쇄이동

김정태 회장 임기 1년 제한…차기 회장후보군 관심

함영주(왼쪽부터)·이진국·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의 부회장단이 조만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수장이 전격 교체된데 따른 연쇄작용이다. 특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도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되면서, 그룹 내 2인자들로 꼽히는 부회장들의 역할이 한층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이번 달 말로 지난 2년 간의 공식 임기를 마무리한 뒤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 행장의 인사이동은 박성호 신임 행장 선임으로 인한 후속 조치의 성격이 짙다. 하나금융이 지난 달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 행장을 하나은행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하면서, 지 행장은 자연스레 교체가 결정됐다. 한 때 지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행장의 등장에 밀려난 모양새가 됐긴 했지만, 지 행장의 그룹 부회장 등극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공식적인 승진 인사다. 하나금융의 부회장직은 그룹 내 회장 바로 다음 가는 자리로, 행장보다 한 단계 높은 직급이다.


지 행장의 합류가 이뤄질 경우 하나금융의 부회장단 구성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기존 부회장은 경영관리부분을 맡고 있는 함영주 부회장을 필두로, 국내사업부분의 이진국 부회장과 국외사업부문의 이은형 부회장 등 총 3명이다.


우선 함 부회장은 지금의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초 추가 임기 1년을 부여받은 상태여서다. 이로써 함 부회장은 2016년 초부터 6년째 같은 위치를 고수하며, 3인의 부회장 중 가장 오랜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이은형·이진국 부회장은 지난해 초에 처음으로 부회장 명함을 받은 케이스다. 다만, 당시 보장받은 임기는 1년이었다. 조만간 연임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은형 부회장은 입지가 더 공고해진 모습이다. 지난 달 결정된 하나금융의 계열사 CEO 인사를 통해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낙점되면서다. 이은형 부회장은 앞으로 하나금융 증권 부문의 수장을 겸해 그룹 국외사업을 총괄하는 현 부회장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국 부회장은 상황이 좋지 않다.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은형 부회장에게 하나금융투자 사장을 넘겨주면서 부회장직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다만, 이진국 부회장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는 시계제로 상황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지금의 3인 부회장 체제를 고수하면서 지 행장을 그룹에 포함시키게 되면 결국 이진국 부회장이 낙마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하나금융이 디지털부문 부회장직을 신설할 수 있다는 소식에 변화 조짐도 일고 있다. 이진국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아직 사실로 밝혀진 부분이 없는 만큼, 그의 현 직위는 유지하면서 지 행장에게 디지털부문 부회장을 마련해 주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의 부회장은 4명으로 늘게 된다. 다만, 하나금융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부회장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차기 회장 인선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김 회장의 네 번째 연임을 확정지었지만, 1년 뒤면 그를 대신할 새 사령탑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내규에 따르면 만 70세까지만 회장직을 역임할 수 있는데, 김 회장이 올해 만 69세여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다음 회장 선출 시 2인자 그룹인 부회장들은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라며 "이들에게 올해는 사실상 차기 회장 도전을 위해 시험을 치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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