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주 74만명 증가...2030투자자 비중 31%↑
증권사 디지털 전환 서비스·MTS 개편 속도 앞당겨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의 주축이 된 2030세대의 유입으로 20대 투자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말로 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20~30대를 일컫는 ‘MZ세대’는 주식시장의 신흥 큰 손으로 떠올랐다. 빠르고 간편한 투자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주식투자 대열에 들어서면서 증권가의 디지털 서비스도 가속화 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는 919만명으로 전년(618만명) 대비 약 300만명 증가했다. 이 중 개인 소유자는 99.1%에 달하는 910만7228명이다.
특히 2030 세대 투자자 급증이 눈에 띈다. 지난해 30대 투자자는 181만2487명으로 전년 대비 74만367명이 늘어났다. 20대 투자자도 2019년 38만1910명에서 작년 107만1086명으로 69만명 가량 증가했다. 20대와 30대 비중은 각각 11.8%와 19.9%를 차지한다. 20세 미만 투자자 수도 2019년 9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27만3710명으로 17만5098명이 늘었다.
연령대 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40대는 221만4905명으로 전년보다 63만8532명 늘었다. 다만 비중은 2019년 25.8%에서 24.3%로 감소했다. 50대 주주도 전년 대비 약 47만명이 증가했지만 비중은 24.8%에서 21.7%로 줄었다.
과거 소액으로 단타 중심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달라진 투자 패턴을 보였다. 이들은 작년 폭락장에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대거 사들이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2030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명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에 나서며 사회적으로 부각됐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에 신규 개설된 주식계좌 현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신규 계좌가 총 333만개 개설된 가운데 30대 이하 연령 비중이 56.7%에 달했다. KB증권도 20대와 30대의 신규 계좌 수가 전년 대비 각각 300%, 288% 급증하면서 2030 세대 비중이 55.72%를 차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비대면 계좌 개설이 전년 대비 3.3배 늘었고 이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67%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도 주 고객층으로 떠오른 20·30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젊은 투자자들의 존재감은 증권사들의 디지털화를 앞당겼다. 젊은 층이 주식 투자 열풍의 중심에 선 만큼 신속한 서비스로 시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커진 상태다.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 등이 2030 투자자를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 증권사들도 디지털 전환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차세대 MTS 개발을 위해 약 1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고 오는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KB증권은 자체 MTS인 ‘마블(M-able)’을 통해 해외선물옵션 매매서비스를 출시했다. 교보증권도 해외주식 매매 시스템인 ‘win.K’ MTS를 리뉴얼 오픈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MTS 화면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한 리뉴얼을 진행했고 SK증권은 MTS와 홈페이지에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핀테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도 연내 MTS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보이는 패턴은 과거와 상당히 다른데 뉴미디어를 통한 투자 학습 열기가 상당하고 해외투자,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방식 등은 발전적이며 효율적”이라며 “변화된 개인투자자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