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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었는데...” 고립된 이강인, 벤투 감독의 의아한 용병술


입력 2021.03.26 10:34 수정 2021.03.26 10:3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한일전 0-3 참패 뒤 쏟아지는 비판

벤투 감독도 '이강인 전술' 실패 인정

이강인 ⓒ KFA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20·발렌시아)의 장점을 전혀 살려내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서 펼쳐진 일본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0-3 참패했다.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 전반 27분 카마다 다이치, 후반 37분 엔도 와타루에게 잇따라 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치른 통산 80번째 한일전.


벤투호는 후반 39분에야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할 만큼 졸전을 펼친 끝에 2011년 삿포로 참사(0-3패)에 이어 10년 만에 3골차 대패를 당했다.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패한 한국 선수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등이 빠진 가운데 유일한 유럽파 선발이었던 이강인도 아쉬움을 삼키며 돌아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제한적 출전 기회 속에도 빛나는 활약을 보였던 이강인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매우 컸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이런 시국에 일본 축구협회가 추진한 한일전은 싫지만 이강인 때문에 보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기대와 달리 이강인은 철저히 고립됐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파 주전 공격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꺼내든 이강인 카드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강인의 장점인 패싱력과 공간 창출 능력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단 볼을 소유할 기회가 적었다. 전방으로 높게 떠 날아오는 롱패스는 신장이 작은 이강인에게 의미가 없었다. 장신 센터백들이 즐비한 일본 수비수들 사이에서 이강인이 볼을 따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강인에게 효과적인 것은 발밑 패스인데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 KFA

벤투 감독도 인정했다. ‘이강인 제로톱’에 대해 벤투 감독은 “전략이었는데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전술인데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활용해 상대 수비수들의 압박을 유도하면서 수비라인의 균열을 일으킨 뒤 양쪽 윙어들과 섀도우 스트라이커의 뒷공간 침투를 노렸지만, 이강인에게 볼 자체가 연결되지 않다보니 이루어질 수 없었다.


제로톱으로 이강인을 쓸 정도로 비중 큰 선택을 했다면 그에 걸맞은 파트너를 교체로 투입해 변화를 꾀해야 했지만, 오히려 이강인을 전반만 뛰게 하고 벤치로 불러들였다. 발렌시아 하비 그라시아 감독의 용병술 만큼이나 의아했던 벤투 감독의 선택은 결국 한일전 참사를 불러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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