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경쟁자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은 인수후보서 제외
롯데,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총력전…불참 가능성 높아
사모펀드 인수 후 재매각 시 후보 제한 없어, 프리미엄 매력적
네이버,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3강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내달 예비입찰에 나서는 요기요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초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한국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 작업을 맡은 모건스탠리는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영사를 중심으로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네이버, 카카오, 쿠팡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입장에서는 새롭게 인수한 배달의민족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를 굳이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때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도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이들은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집중하는 모양새여서 요기요 인수전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를 꼽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 큰 격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음식배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가 아닌 만큼 대부분 소비자들이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상위 3개 배달앱을 모두 설치해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서비스 시장규모는 작년 약 17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9조7000억원 대비 78.6% 늘었다. 2017년 2조7300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6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배달앱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됐을 때 개별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설치하기까지 들어가는 노력이 가장 크다”면서 “현재는 상위 3개 앱을 모두 설치하고 쿠폰 등 프로모션 상황에 따라 앱을 돌려쓰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요기요 인수 업체가 업계 1위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출혈 경쟁 없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면서 “요기요가 업계 2위지만 시장이 안정된 상황인 만큼 수익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좋은 매물로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향후 재매각 시 프리미엄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사모펀드로서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현재는 매각주체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미래 경쟁자를 제외하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을 인수후보에서 제외했지만,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후 진행될 매각 작업에서는 이 같은 제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음식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는 쿠팡이 상장을 통해 유입될 자금을 쿠팡이츠에 투자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향후 벌어질 요기요 매각 작업도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같은 치열한 물밑경쟁으로 달아오를 수 있다.
쿠팡이츠는 현재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5%대에 그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서울 강남3구 지역에서는 40%까지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