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을 3선 박영선, 연희동 살며 이곳 발전 막아"
"1천억 들인 도시재생사업현장, 페이트칠이 전부"
"민간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방해 않을 것"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2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정치적 본거지인 구로구를 찾았다. 전날 박 후보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이곳에서 대대적 출정식을 가진지 바로 하루 만이다.
오 후보는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이곳을 찾아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주택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곳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향해 "12년 동안 해준 게 뭐냐"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우선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주민센터 인근을 찾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지역을 둘러봤다. 오 후보 시절 '재정비촉진지구'에 속했던 가리봉동을 박원순 시장이 재정비촉진지구에서 해제하고 '도새재생'을 진행하면서 지역 발전을 저해했다는 게 오 후보의 설명이다.
가리봉 1·2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 주민은 이날 순회 현장을 찾아 오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만들어진 '가리봉동 개발 청사진'을 들고 와 오 후보에게 지역 개발을 읍소했다. 현장에 모인 일부 시민들은 오 후보를 향해 "저기 바로 길 건너엔 30층 건물이 올라가는데 우리는 이게 뭐냐!", "아파트가 돼야지! 옛날에 하신다는 거, 아파트 지어달라!"고 외쳤다.
오 후보는 이들과 '주먹 인사'를 나눈 뒤 "제가 시장이 되면 할 일 많다"며 "여기 신도림과 가리봉동을 다 들여다봐서 신규주택 공급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구로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전 의원은 현장에서 동행하며 "여기가 박원순 전 시장이 1천억 원을 들여서 한 도시재생사업 현장이다"며 "골목을 늘린다고 하고, 일부 페인트칠을 한 게 다다. 눈 가리고 아웅식 도시재생사업이다"고 비판했다. 선대위에서 서울부동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희숙 의원도 "이건 재생도 아니고 개발도 아니고 부식이다"고 거들었다.
"본인 지역구는 12년 동안 이런 식으로 해놓고…앞뒤가 맞느냐"
오 후보는 가리봉동의 낙후된 주택이 밀집된 골목길을 돌아보며 박원순 전 시장 도시재생사업의 허점과 박영선 후보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따져 물었다.
그는 "이렇게 방치되고 정체돼 있다. 그런데 박영선 후보는 재건축, 재개발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며 "본인 지역구는 12년 동안 이런 식으로 해놓고 시민 여러분들이 절실히 원하시는 신규 주택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로지 토지임대부 주택 30만 가구를 짓겠다는 말만 하는데, 거의 실행 불가능한 얘기"라며 "서울 시내에 토지임대부주택 지을 땅이 없다. 그 점을 지적하니 기존 임대주택 단지를 허물어서 짓겠다는데 급조한 것이다. 지금 40~50년 되어서 금이 쩍쩍 간 아파트도 새로 짓기를 거부한 서울시가 30년 된 아파트를 허문다니, 이게 앞뒤가 맞는 얘기냐"고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 후보는 현장을 둘러본 뒤 취재진과 만나선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리봉동도 그렇고 신림동도 그렇고, 서울에 이런 (개발이 더딘) 동네가 많다. 박원순 서울시가 재정비촉진지구를 해제했다"며 "특별히 도와드릴 것도 없다. 민간 주도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조합들이 할 수 있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과이익 환수나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제도 방해만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시장 흐름에 의해 굴러갈 사업이 많다"며 "이 지역도 그렇게 하면 되는데 12년 동안 주민들께 전혀 도움을 못 드리고 나서 서울시 문제를 풀겠다고 하니 누가 믿겠느냐"고 분개했다.
"박영선, 도쿄 말고 서울에도 집 있긴 있어…어딘줄 아느냐"
자리를 옮겨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역 앞에서 유세차에 오른 오 후보는 구로구 숙원사업인 '구로구 차량기지 이전' 문제 해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선거 때마다 이전을 약속했다. 그 약속했던 국회의원이 누구냐! 지금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셨는데 이 '곰탕' 공약처럼만 하면 지금 공약 믿을 수 있겠냐"며 "저는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을 일로써 보답하려고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짚으며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놀란 게 박 후보가 일본 도쿄에만 집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에도 있긴 있다. 구로동에 사느냐? 제가 보니까 연희동에 대저택이 하나 있다"며 "세상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그 지역에 안 산다는 걸 보고 저는 깜짝 놀랐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박 후보가) 일하니까 가리봉동 주민들 눈에서 피눈물이 나는 것이다"며 "그런데 박영선 후보, 대표 공약으로 수직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렇게 꿈꾸는 소녀같은 공약을 내놓으면서 피눈물 나는 서민의 생활을 모르는 서울시장이 여러분을 위해 일하길 원하느냐"고 외쳤다.
오 후보는 "우리는 그런 공약 내놓는 것 보고 절대로 그냥 지나가선 안 된다. 분노해야 한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신도림동 가리봉동을 비롯한 구로구에 새로운 주택이 많이 들어오도록 반드시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