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 개최
韓 ‘반도체 강국’ 안주 말아야…재도약 절치부심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점차 격화괴면서 대규모 투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30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패러다임 관련 세미나 개회사에서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강국들의 반도체 산업 육성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과거의 성공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Investment), 타이밍(Timing), 인재(Talent)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은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 대표)과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 다수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반도체 산업 굴기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위기감을 갖고 재도약을 위해 절치부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진 전 장관은 세미나 기조발표를 통해 “반도체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선도하는 기업들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되어야 반도체 패권 장악이 가능하다”며 “중국이 2015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수 백조 원을 투자해 한국 반도체를 추격하고 있으나, 미국의 강력한 제재와 낮은 기술 자급률의 한계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동향과 발전 방향’에 대한 발제를 맡은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재원을 집중하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 심화와 재해로 새로운 위험이 부상했다”며 “주요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은 무역 제재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데 단기적으로는 성공했으나, 중장기적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유도 및 제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 및 R&D에 228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종합토론에서는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 주재로 ‘우리나라 반도체 미래를 위한 대응 방안’ 논의가 이어졌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보유했지만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은 취약하며, 메모리반도체의 성공에 따른 안이함을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주요국은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에 각종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수립해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반도체 제조시설을 신속하게 잘 구축하고 시스템반도체가 전자산업 공급망에서 역할이 확대되도록 민관이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구도를 넘어 국가 간 경쟁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기업은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