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 정식허가 전 사용 권고
항체치료제 글로벌 진출 '9부 능선' 넘어
이미 10만 도즈 생산 완료… 연간 150만~300만명 분 추가 계획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정식품목허가 전 사용을 권고받았다.
업계에서는 미국 제약사 릴리·리네제론이 개발한 항체치료제가 미국 외에 국가에 원활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산 치료제인 렉키로나가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MA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렉키로나를 산소요법이 필요 없고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성인 환자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다고 밝혔다.
EMA는 렉키로나에 대한 동반심사를 진행 중이다. 동반심사는 비상 상황에서 유망한 의약품이나 백신에 대한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절차로, 향후 EU 판매 승인 신청을 위한 토대가 된다.
앞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렉키로나는 지난 3월17일부터 전국의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항체치료제 개발 1년여 만에 이룬 '쾌거'
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르면 이달 중 유럽에 렉키로나 수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 개별 국가들과 렉키로나 공급을 협의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선별, 같은 해 6월 페럿(족제비과 포유류)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에 돌입했다.
이후 7월에는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영국에서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이어 11월에는 글로벌 임상 2상 환자를 모집하고 투약까지 마쳤다.
국내 식약처 조건부 허가와 유럽품목허가 신청까지 1년가량 숨 가쁘게 달려온 일정이다.
국내는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유럽의 경우 확진자가 많고 항체치료제 공급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지난해 렉키로나 1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생산을 완료했으며, 글로벌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명 분의 렉키로나를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 코로나19 환자들이 조기에 렉키로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별 국가와 사전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면서 "치료제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 수출로 올해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내수보다는 유럽에서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