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맞대결에서 나란히 5.2이닝 2실점
류현진, 야수-불펜 향해 "100점 만점"..콜 투구 자책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밝게 웃으며 불펜과 야수들을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 5.1이닝(투구수=92)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2-2 맞선 6회말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을 남겼다.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은 만족스러운 투구를 선보였다.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히는 양키스 타선을 맞이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지난해 탬파베이와의 개막전(4.2이닝 4피안타 3실점) 때보다 훨씬 좋은 내용이다.
부담스러운 원정 개막전에서도 2실점 호투한 비결은 다양한 구종이라는 무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 33개, 커터 26개, 포심패스트볼 25개, 커브 7개, 슬라이더 1개를 뿌렸다.
동료 야수들의 호수비도 역할을 했다. 5회말에는 볼넷과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2루수 시미언의 호수비로 실점하지 않고 마쳤다. 이후 에르난데스의 홈런으로 2-2 동점을 이룬 가운데 6회말 마운드에 올라 스탠튼을 커터(88.7마일)로 삼진 처리하고 내려왔다. 야수들의 호수비는 예정한 90개 내외의 투구수로 6.1이닝을 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밝게 웃으며 모두를 칭찬했다.
류현진은 MLB.com 등과의 인터뷰에서 “관중들이 들어온 가운데 야구를 했다. 굉장히 기쁜 하루였다”며 “선수들이 캠프 기간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야수들은 100점이다. 불펜도 만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출발이 좋다”며 동료들을 칭찬했다.
양키스를 상대로 하는 원정 개막전이라는 부담 속에도 지난 시즌과 같은 어이없는 야수들의 실책과 불펜의 ‘불쇼’는 이날 볼 수 없었다.
비록 류현진은 승패 없이 내려갔지만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의 밑거름이 된 불펜의 역할도 컸다. 로마노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커비 예이츠를 대신해 올 시즌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첫날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류현진은 자신의 점수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선취점을 뽑았는데 그 이닝에 역전을 당한 점이다.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도 이런 상황은 나오면 안 된다. 이것만 빼면 나쁘지 않았다"며 웃었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5.1이닝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난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은 마운드에서나 더그아웃에서나 심기가 불편했다.
2회초 에르난데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로 몰린 콜은 구리엘 주니어에게 적시타를 맞고 먼저 실점했다. 6회에는 에르난데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좌측 담장 넘어가는 동점 홈런이 되고 말았다.
이후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준 콜은 그린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글러브를 내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토론토와 빨리 붙고 싶다”며 기대했던 개막전에서 의도대로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팀도 2-3 역전패했다.
성적은 같았지만 출발선에서 희로가 엇갈린 에이스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