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효과 줄었지만...큰 변화 못 느껴"
네이버 "서비스 중단 이후 트래픽 영향 없어"
포털 사이트의 ‘공기’같은 존재로 인식되던 실시간 검색어(실검)이 사라졌다. 지난해 2월 다음에 이어 지난달 25일 네이버도 실검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 서비스 중단 당시에도 그랬듯 여전히 반응은 엇갈렸다. ‘실검 부활’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실검이 사라진 것조차 체감하지 못하는 그룹으로 나뉜다.
평소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이용하던 이들에게 ‘실검이 사라진 후 무엇이 달라졌나’라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이 “아, 그러네. 실검이 사라졌네”였다. 당연히 있어야 할 존재로 여겼던 실검 서비스가 사실은 그렇게 중요한 장치는 아니었다는 셈이다. 반면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장애 등을 이유로 실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동향을 파악하기에 실검만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다.
그간 실검을 통해 주요 이슈를 선점하면서 홍보 효과를 누렸던 대중문화계의 반응 역시 다양하다. 드라마·예능 등을 홍보하고 있는 대행사 관계자는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 등의 이슈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기존엔 실검에 행사를 하면 프로그램명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로 이어졌는데, 이젠 검색을 해보지 않는 이상 이슈를 접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 새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예인을 홍보해야 하는 기획사 입장에서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홍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기존엔 방송에 출연하면 검색어로 인해 추가 홍보가 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효과가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배우 기획사 관계자 역시 “전과 같이 기사가 난 직후 실검에 오르고, 화제성을 획득하는 바로미터로 체크가 되는 등 직접적인 체감이 있었지만 실검이 사라진 후엔 체크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실검을 통한 유입 등 홍보 효과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선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사실상 그 효과가 절대적으로 크진 않았다는 것엔 대부분 공감했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실검에 뜨면 궁금증에 누르게 되면서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의 유입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지만 크게 불편함을 느낄 정돈 아니”라면서 “오히려 최근 학폭이나 드라마의 역사왜곡 논란 등 부정적 이슈들이 많았는데, 실검이 있었다면 마녀사냥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논란이 커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검 폐지에 따른 변화는 기획사보다는 일부 인터넷 언론사에서 드러났다. 기획사 관계자들의 경우 “실검으로 인한 유입 비율이 높았다면, 사라진 것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홍보 방향에 있어서 달라진 건 전혀 없다.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유튜브나 숏폼 동영상으로 흐름이 넘어갔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다양하고, 신서난 플랫폼에 도전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온라인 매체 기자는 “그동안 기사 제목을 실검에 맞춰 쓰는 등 실검 체크에 습관이 돼서 그런지 가끔은 중요한 이슈를 늦게 체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실검이 사라진 이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유튜브로 생성되는 콘텐츠를 체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실검을 챙기던 시간에 기획성 기사, 인터뷰 기사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 최근 학폭 폭로의 발단이 된 네이트 판이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일부 네이트의 점유율,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실검 폐지로 사용자 수, 트래픽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용자들이 실검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맞춰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트렌드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실검의 부재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들을 위한 개선책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랩 서비스 고도화 방침을 밝혔다. 데이터랩은 검색어 트렌드와 쇼핑인사이트, 카드사용 통계, 지역 통계, 댓글 통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별도의 페이지에 방문해 기간별, 분야별, 성별, 지역별, 연령대별 등 기준으로 검색 데이터를 조회하면 원하는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트렌드를 파악하고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