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내로남불·위선·무능 금지한 게 민주당 연상?"…선관위 "예"

"국민이면 누구나 그것으로 특정 정당 쉽게 유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이 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국민의힘 측의 항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내로남불·위선·무능' 문구의 사용을 금지한 이유가 민주당을 연상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변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선관위를 방문해 조해주 상임위원과 김세환 사무총장 등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내로남불, 위선, 무능 문구가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불가' 판정을 내린다. 내로남불, 위선, 무능이 결국 민주당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세환 사무총장은 이에 "네, 그렇다"고 답했고, 전 의원이 재차 "결국 중앙선관위도 내로남불, 위선, 무능 이것이 민주당이 이렇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그것은 저희뿐만이 아니라 국민이면 누구나 대다수가 그것으로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관위의 결정이 중립적이지 않을 뿐더러 과정 역시 법에 맞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선관위 사무처가 최근 중립성과 관련 논란이 된 △투표 독려 현수막에 '내로남불 위선 무능' 표현 금지 △'보궐선거 왜하죠?' 사용 금지 △야권 단일화 촉구 신문광고 불가 등의 결정을 하면서 위원회 회의도 거치지 않고 사무처 직권으로 판단해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도대체 선관위 결정들이 전체회의를 거쳐서 나오는 것인지, 누가 결정하는 것인지 절차도 문제고 내용도 납득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선관위를 해체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겠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선관위에서는 지금까지 공정이라는 잣대를 지키려고 무한한 노력을 해왔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저는 상임위원으로서 선거 사무 집행에 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면담회 도중 취재 막아 소란 빚기도…野 "취재 막는다고 반민주적 소행 못 가려"

한편 이날 면담회 도중에는 선관위 측이 취재진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관위 직원이 기자들을 향해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자리에 있던 전주혜 의원은 "왜 나가라고 하시나. 뭐가 두려우시냐"며 "국민들 앞에서 답변을 하셔야 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취재를 막는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반역사적 반민주적 소행을 가릴 수는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