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마지막 TV토론회
김영춘, 엘시티·국회 레스토랑 입찰 특혜 의혹 집중 제기
박형준, 라임사태 연루·친형 땅 특혜 매입 의혹으로 역공
朴, 작심한 듯 "지금 사는 사람이 조강지처" 울분 토하기도
더불어민주당 김영춘·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4·7 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5일 개최된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가시 돋친 공방을 살벌하게 주고받았다. 특히 박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작심한 듯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시에 김 후보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파트 전세 보증금 14.5% 인상과 라임 사태 연루 의혹 등을 제기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경남방송(KNN)이 주최한 TV토론회에서 "오늘 토론을 통해 민주당이 얼마나 더러운 선거를 하는지 보여드리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제기한 엘시티 분양 관계자 최모씨가 이날 오전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후보 일가가 매입한 엘시티 2개 호실은 엘시티 실질적 운영자인 이영복 회장이 따로 빼둔 매물'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엘시티 관련해서 여러 번 해명을 했는데 최모씨라는 사람까지 (방송에) 등장시켜 제가 사는 곳을 이영복 씨가 인수한 것처럼 보도하고 공격했다. 사기죄로 실형을 3년 살고 나온 사람을 회유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공표하게 하고 그걸 빌미로 공격하는 게 공당으로서 할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이나 저희 캠프 쪽에서 회유한 적 없다"며 "그 사람(최모씨)이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면 박 후보가 그 사람을 형사고발하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어 "(자신의 의붓아들에게 엘시티 분양권을 판 최초 당첨자가) 어제 민주당 당직자 사무처장으로부터 밤 12시 반에 전화를 받았는데, (당직자가) 고백을 하라고 계속 압박을 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박 후보는 또 민주당이 자신의 가족을 '투기공동체'로 규정하고 '지난 20여 년 동안 61건의 부동산 거래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확히는 아파트 4건, 상가 3건, 토지 6건"이라며 "'가족 투기공동체'라고 하고 남의 가정 건드린 건 금도를 깨는 일"이라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이어 "남의 가정사 들춰내서 조강지처 운운하는 것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부부가 22년을 (함께) 살았다. 지금 사는 사람이 조강지처지 누가 조강지처냐"고 강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처럼 의혹을 재생산해서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흩트리고 거짓말로 계속 공격하는 이유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기 위한 밑자락을 까는 것이 아닌가. 선거 불복 시비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박 후보는 또 김 후보의 라임사태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거론하며 "깨끗하게 선거에 나오려고 했으면 그것부터 수사를 받고 털고 나왔어야 했다"고 하자, 김 후보는 "수사 건수가 안 되니까 수사를 안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에게 제기된 국회 앞 '과일 조형물' 설치 특혜 의혹과 국회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입찰 특혜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과거의 제가 아는 그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도덕적 감수성과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흐트러진 분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서울 광장동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5% 올린 것과 김 후보 친형 땅 부산진구청 특혜 매입 의혹 등을 고리로 역공을 펼쳤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두 후보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박 후보는 "지난 4년을 돌아보면 부산의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정권에 회초리를 들고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꼭 보여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선이 아니고 부산 살림꾼을 뽑는 시장 선거다. 유능하고 정직한 시장을 뽑아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