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와 파격 담아 수훈 선수에게 수여한 ‘데일리 MVP’
이전에 볼 수 없던 구단주 행보...KBO리그에 새로운 활력
SSG랜더스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용진이형 상(賞)’을 꺼냈다.
최주환과 최정은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서 펼쳐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에서 각각 2개의 홈런을 터뜨린 뒤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말 그대로 '용진이형 상'이다. SSG랜더스는 개막전 승리를 이끈 선수에게 구단주의 이름을 딴 상을 만들어 수여했다. 한우세트와 전달된 상장에는 '선수는 개막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SSG 랜더스 창단 첫 승리를 견인했기에 상을 수여하고 매우 매우 칭찬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정 구단주는 창단 첫 경기였던 4일 롯데와의 홈경기 때 구장을 직접 찾아 VIP석이 아닌 테이블석에서 관전했다.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정 구단주는 8회말 최주환 홈런 때는 마스크를 쓴 채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쳤다.
최정은 4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최주환은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후 첫 공식 경기에서 따낸 역사적 승리다.
포스트시즌 때 경기장을 찾아 격려금을 주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 전부였는데 SSG랜더스가 수여한 상은 화제가 됐다. 상을 받은 최주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선물 사진과 함께 "생각지 못했던 구단주님 깜짝 서프라이즈,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고 힘내서 야구 잘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SSG랜더스의 ‘구단주 마케팅'은 KBO리그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인수 초기부터 SNS를 통해 야구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정 구단주는 “유통업자가 구단을 운영하는 주체가 됐을 때,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달라”며 기대를 키웠다.
정 구단주 의도가 묻어나는 이벤트는 개막 전부터 이어졌다.
귀국 후 자가격리를 하던 추신수에게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생필품을 전달했고, 지난 2월 제주도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수단에 ‘스타벅스 커피’ 100잔을 제공했다.
유통그룹 라이벌이기도 한 롯데와의 개막전을 앞두고는 SNS에서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며 도발했다. 이에 롯데 자이언츠도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도발적인 메시지로 응수하는 장외 신경전으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정 구단주의 파격 행보가 SSG랜더스는 물론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을 어떻게 흔들며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