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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주식투자 '역대 최대'…기업은 자금난 '허덕'


입력 2021.04.08 12:00 수정 2021.04.08 11:4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빚투 베팅한 개미…금융기관 차입 84조3천억 급증

기업은 1년 만에 외부 순자금 조달 27조2천억 늘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한국은행

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소비를 줄이며 생긴 여윳돈에 대출까지 더해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들은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이 1년 새 30조원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9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조9000억원 급증하며,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이 늘었다는 것은 이 기간 투자 등에 투입한 여윳돈의 증가 폭이 대출 등 조달액보다 더 많았다는 뜻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의 자금 운용 규모는 365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4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가계의 자금 조달액 역시 173조5000억원으로 84조3000억원이나 늘었지만 자금 운용액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운용 부문별로 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금액이 5조9000억원 감소에서 56조6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해외 채권과 주식 등 국외운용도 15조2000억원 늘어난 1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과 해외주식 취득액이 각각 63조2000억원과 20조1000억원으로 각각 통계 편제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대출은 크게 늘었다. 가계의 자금 조달 추이를 보면 금융기관 차입이 173조5000억원으로 8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43조5000억원 늘어난 132조7000억원에 달했다. 기타금융기관 차입도 38조9000억원으로 27조5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 등으로 소득이 증가했으나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는 감소하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운용측면에서는 단기성자금이 누적되고 주식 등 고수익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외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88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조2000억원 늘었다. 기업은 자금 운용액보다 자금 조달액이 많아 순자금 운용액이 음(-)인 순자금 조달 상태가 일반적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269조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6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금융기관 차입액이 159조8000억원으로 54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운용액은 180조7000억원으로 79조5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전기전자 업종 중심의 영업이익은 개선됐으나, 단기 운전자금 및 장기 시설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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