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충분히 소화 못한 추신수, 본격 활약은 언제쯤?
부상 회복 및 컨디션 조절 위해 단기 DL행이 해법될 수도
2021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목을 집중시킨 SSG 랜더스는 16일 현재 5승 6패 승률 0.455로 공동 5위다.
아직 시즌 초반인 가운데 1위 LG 트윈스와는 3경기 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양강으로 분류된 NC 다이노스와 LG를 위협하는 상위권 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SSG의 경기력은 강팀의 면모와는 차이가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그 최강 타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어긋난 SSG의 팀 타격 지표는 매우 저조하다. 타율 0.224로 10위, 홈런 12개로 2위, OPS(출루율 + 장타율) 0.683으로 5위, 경기당 평균 득점은 3.54로 10위다.
홈런 개수만 많을 뿐 세부 지표는 경쟁력이 분명 떨어진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 한때 홈런에만 의존하는 야구로 인해 고전했던 약점이 고스란히 되풀이되고 있다. 홈런 이외의 득점 루트가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돌아와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모았던 추신수 역시 부진하다. SSG가 치른 11경기 중 10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176 2홈런 5타점 OPS 0.670에 그치고 있다. 멀티 히트는 2경기에 불과하다. 그가 KBO리그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이 어긋났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장타력과 선구 능력을 겸비한 타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는 16일 KIA전 2점포를 포함 홈런 2개를 기록 중이지만 그 외의 장타는 아직 없다. 올 시즌 장타율은 0.353으로 아직 0.4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KBO리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비롯한 구위가 떨어지기에 오히려 공략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부산고 졸업 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KBO리그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추신수가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풀이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모국어와 음식이 익숙한 것일 뿐 야구를 하는 환경 자체가 추신수에게는 완전히 새롭다. 즉 KBO리그에 처음 온 외국인 타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간이 지나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마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는 낙관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
하지만 추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그는 2월 25일 귀국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거친 뒤 곧바로 팀에 합류해 시범경기를 치르고 정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다른 선수들이 2월 초부터 전지훈련을 소화했음을 감안하면 추신수는 뒤늦게, 그리고 급하게 몸을 만들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가래톳 통증에 시달린 이유도 정상적인 자신만의 루틴을 소화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게 되어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2군에서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1군에 복귀하는 편이 시즌 전체로 봤을 때 더 나을 수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는 이유다.
당장의 조급증으로 인해 훈련 부족 및 부상을 안고 1군 출전을 고집하면 끝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1982년생으로 만 39세 시즌을 치르며 에이징 커브와도 싸워야 하는 것이 추신수의 상황이다. 한국 야구 사상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대스타 추신수가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KBO리그의 흥행에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추신수는 16일 문학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2볼넷으로 홈런 포함 3출루를 기록해 강점인 장타력과 선구안의 예열이 어느정도 완료됐음을 알렸다. 향후 추신수가 이름값에 걸맞은 맹활약을 펼치며 SSG의 상위권 도약을 견인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