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3선 불출마…정권과 더욱 각 세울듯
"탈석탄이 세계적 대세인데 文 '탈원전' 선택
영화 보고서 그런 결정 내렸다니 믿기 어려워
새로운 대한민국엔 새로운 리더십 절실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5년차에 임박해서야 비로소 해외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탈원전 집착'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자신은 제주에서부터 탄소중립 노력을 앞장서 실천해왔다며, 내년 3·9 대선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이 서면 우리나라의 기후에너지 정책이 재설계돼야 한다고 시사했다.
원희룡 지사는 25일 SNS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결국 신규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며 "내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후에너지 5대 정책 방향'을 밝히며 문재인정부의 해외 석탄발전 금융 중단을 촉구한지 일주일만의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한국시각) 기후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화상 대면'을 갖고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원 지사는 "ESG와 녹색금융을 통한 탈석탄은 이제 세계적 대세이지만, 2017년 5월 진보를 자처하는 문재인정부가 선택한 것은 엉뚱하게도 탈원전"이라며 "대통령이 '판도라'라는 영화 한 편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믿기 어려운 얘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재인정부가 과거 정부의 정책은 다 적폐 취급하면서 왜 석탄 발전은 사실상 그대로 뒀겠느냐"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의장으로 있는 국가기후환경회의에 참여한 전문가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 정부가 이를 실천하려면 석탄 발전을 최소한 2040년 이전에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되면 탈원전 기조가 흔들린다'며 2053년에나 (탈석탄이) 가능하다고 퇴짜를 놓았다"고 전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내년 6·1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현직 도지사인 원 지사가 '3선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은 내년 3·9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현 정권을 비판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수권 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날 원 지사가 '탈석탄'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모순적인 행태를 지적한 뒤, 자신의 제주에서의 탄소중립과 관련한 성과를 내세운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원희룡 지사는 "나는 제주부터라도 청정에너지를 실천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한 탄소중립 노력을 실천해왔다"며 "미국이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기후에너지 정책을 과학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내가 앞장서겠다"고 자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