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카셰어링 등 주력 사업, 기업가치 1.5~2조원 추정
하반기 상장 시 호텔롯데 지분가치 ‘껑충’, 그룹 주요 계열사 상장 신호탄으로
올 하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렌탈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로, 당초 작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인 면세업과 호텔업 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자회사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2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주관사 임직원들이 롯데렌탈 사무실에 상주하며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달 16일에는 1주당 1.5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신주가 배정되는 내달 17일 이후에는 롯데렌탈 주식 수가 기존 1176만9200주에서 2942만3000주로 늘게 된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면 공모가가 내려가고 그만큼 거래가 원활해질 수 있다.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들이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진행하는 이유도 같다.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점쳐진다. 롯데렌탈의 단독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조1009억원, 영업이익은 36.0% 늘어난 1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 렌터카 사업을 비롯해 중고차 사업과 그린카 등 카셰어링 사업이 주력이다. 호텔롯데가 42.04%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어 부산롯데호텔이 28.43%를 들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신동빈 회장 숙원사업 ‘뉴 롯데’ 마지막 퍼즐
업계에서는 연내 롯데렌탈 상장이 이뤄질 경우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종식으로 면세업과 호텔업이 회복되는 것이지만 이와 별도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상승할 경우 전반적인 기업가치에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당초 호텔롯데는 지난해 상장을 염두에 두고 2019년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한 바 있다.
2019년 연말 롯데그룹 인사 당시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봉철 롯데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을 호텔&서비스 BU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업을 비롯해 호텔업도 부진을 겪으면서 상장 계획을 뒤로 밀리게 됐다.
작년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8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0% 급감했고, 영업손실 4976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호텔롯데를 비롯해 상장을 준비했던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GRS 등도 줄줄이 일정을 미루게 됐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기업공개와 별도로 그룹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자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0%(약 5500억원 규모)를 롯데물산에 매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렌탈을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그룹 등 상황을 보면 하반기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장 작업이 흥행을 거둘 경우 롯데렌탈은 높은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고 호텔롯데는 기업가치 향상을,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 상장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