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소수점 격차로 이긴 송영길…이재명 한숨 돌려
지역·정치기반 겹치는 '호남'·'86' 잠룡, 고심 깊어질 듯
당내 대선 경선 연기론 여전…리스크 관리 중요성 커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대선 경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집권여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은 '대선 경선 관리자'의 역할이 부여됐다.
송영길 대표는 2일 수락연설에서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며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의 자랑스러운 대선 주자들과 소통하고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며 "제4기 민주 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문재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①4·7 재보궐선거 참패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②대선 경선을 잡음 없이 공정하게 관리하고 ③최종 선출된 대선 후보와 호흡하며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그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맏형으로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으나, 친문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도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무계파'를 자처했다.
당 안팎에선 부엉이 모임 출신이자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이 당선되는 것보다 송 대표가 당선되는 것이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송 대표가 홍 의원에게 소수점 격차로 신승하면서 한숨 돌리게 된 것은 '비문'이자 여권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다.
반면 '전남 고흥' 출신인 송 대표와 지역적 기반이 겹치는 대선주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당대표-대선주자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구도가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송영길 대표와 정치적 기반이 겹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86그룹' 잠룡들도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대선 경선 연기론도 민주당의 위험 요소다.
당헌당규상 대선 180일 전인 9월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돼야 하는데, 당내 일각에선 국민의힘보다 일찍 후보를 선출해 구태여 야당의 공세에 노출시킬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재명계는 친문에서 제3후보를 띄우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앞서 경선 경쟁자인 홍영표·우원식 의원과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당내에) 이재명·반이재명 지지 진영 간의 치열한 상호 논쟁과 비판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중요한 위험 요소"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당대표로 선출된 뒤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 연기는)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순 없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