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정으로 '1인 시위' 최승재 천막 찾아
첫 비대위 회의선 민생 '여야정협의체' 제안
"주요 관심 정치투쟁 아니고 민생문제" 강조
3일 본격적인 공식 행보를 시작한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정치투쟁에서 벗어나 '민생투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코로나19 손실 보상법 소급 적용 입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최승재 의원을 찾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김 권한대행은, 처음으로 주재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백신과 부동산 등 민생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 공식 일정의 의미에 대해 "우리 당의 최우선 과제는 민생 문제"라며 "어려운 국민들, 소상공인의 경우 생존 기로에 서 있을 만큼 심각한데 그 부분에 대해 민주당이 그동안 말로만 민생을 챙긴다고 하고 실제로는 전혀 행동하지 않고 미루기만 했다. 우리당이 민생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로 이해해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으로 참석한 비대위 회의에서도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하는 민생 투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당 개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희망을 주는 대안 세력이 돼야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을 냉정히 인식해야 한다"며 "더 강력한 혁신과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허울뿐인 협치 운운 그만하시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일자리와 부동산, 백신 문제에서만큼은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법사위원장 탈환과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 정무적 사안에 대해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최소한의 언급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 반환' 문제에 대해 "그것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다.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니고 의무"라고 하면서도 이보다는 '민생 문제'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직 협상 과정에서 강경하게 갈 것이냐'는 후속 질문에는 "우리 당 주요 관심은 민생문제에 있지 정치투쟁하는 데 주요 관심이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다"며 "민생 문제를 먼저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 대한 질문에도 "안철수 대표와 직접 만나 논의해 본 적이 없다"며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일축했다.
앞서 그는 당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제안한 오찬을 거절하기도 했다. 그는 "회동이야 당장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이 밥만 먹고 사진만 찍고 올 수는 없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민생투쟁의 노선을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 잘하셨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기현 원내대표의 초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며 "특히 밥 먹자는 대통령 제안을 거절한 것은 참 잘 하셨다. 의제도 없고, 물밑 조율도 없이 만나고 밥 먹는 사진만 나오는 게 대한민국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썼다.
박 의원은 "그런 의미에서 덜컥 밥 먹으러 청와대로 달려간 서울시장, 부산시장보다 한 수 위라고 본다"며 "청와대도 시장들과 밥 먹고 재미 좀 봤다고 들뜬 모양인데, 이제부터는 실질 없는 탁현민 쇼는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