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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관여 기회잡길"…미국, 북한 으름장에도 '원칙론'


입력 2021.05.04 11:28 수정 2021.05.04 22:1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블링컨 "수일, 수개월 동안

北 말과 행동 지켜보겠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G7(주요7개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북동부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한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북한이 '관여'와 '억지'를 내세운 미국 대북정책 큰 틀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미국은 "외교적 관여의 기회를 잡길 바란다"며 북한에 공을 넘겼다.


북한의 '말폭탄'과 별개로 북한의 '실질적 행동'에 대응하겠다는 상호주의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각)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이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북한이 기회를 잡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개최된 G7(주요 7개국)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부 장관과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다가올 수일, 그리고 수개월 내에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 한다"며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춘 매우 명쾌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관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미국 국방부 역시 외교에 방점을 찍은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을 측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외교적 관점에서 구체적 대북정책 이행과 관련한 내용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에 문의하라면서도 "우리는 외교적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으로부터 그 지역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자 평화적인 정치적·외교적 선택을 추구하는 국무부를 지지한다"며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지원활동이 무엇이든 국방부는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미라인의 각급 담화를 연이어 쏟아내며 '부득불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에서 미국이 외교적 관여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한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한 것은 앞서 제시한 상호주의 대응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인 비핵화를 조건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수일, 수개월 내 북한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블링컨 장관 발언은 향후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외교적 여지를 보인다면 단기간 내 북미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도발을 택할 경우 미국은 '그럴 줄 알았다'며 예고했던 억지 정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방 당국자들은 올해 안으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 제1차관 출신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에서 "북한은 미국의 진지한 대화 노력이 실패하면 남는 것은 제재와 압박뿐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접근을 걷어차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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