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세력의 이례적 당대표 도전…일단 '선전'
단일화 과정 거치면 '시너지' 날 수도
'초선 환영한다'던 중진들, 내심 경계 모드
국민의힘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 세력과 중진 세력 간의 기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초선들의 지도부 도전을 환영한다'던 중진 그룹이 신진 세력의 '예상 밖 선전'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권영세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초선 대 중진' 식의 대결 구도에 대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초선이든 중진이든, 영남이든 수도권이든 당을 개혁시키고, 또 대선을 잘 관리해나갈 수 있는 경륜과 패기가 누구한테 더 있느냐는 관점에서 평가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개혁성, 패기도 중요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으로 따져본다면 복잡하고도 변수도 굉장히 많은 대선 과정을 경선부터 시작해서 본선에 이르기까지 관리할 수 있는 경험, 경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둘 중 어느 하나만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혁이냐 연륜이냐'를 두고 날 선 말이 오가는 상황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례적으로 많은 초선 의원 등 신진 세력이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김웅 의원이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고, 김은혜·윤희숙 의원 등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원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결심한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초반 선전하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8~11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13.1%로 나경원 전 의원(15.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김웅 의원은 3위를 기록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7.5%)의 뒤를 이어 6.1%의 지지를 얻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 만큼 실제 당원들의 투표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인지도에 있어서만큼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신진 세력이 '단일화 시너지'를 기대하며 전략적 출마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단일화 과정에서 이들이 힘을 모아 '초선 당대표'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주호영 "에베레스트 오르려면 설악산은 다녀봐야"
이준석 "에베레스트니 뭐니, 그냥 아저씨들이 하는 얘기"
이같은 분위기에 중진들은 내심 긴장하는 모양새다.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선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도 다녀보고 대장을 맡아야 한다"며 출마를 준비 중인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을 겨냥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은 아주 중요한 선거인데 개인의 어떤 정치적인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대선이라는 큰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채, 그냥 포부만 가지고 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경험이나 이런 걸 가지고 승부하기보다는 비전을 갖고 승부해야 된다"며 "에베레스트니 뭐니 이런 건 정치적인 문법에 따라 그냥 아저씨들이 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초선들은 경험이 없다, 이런 얘기만 반복하면 젊은 지지자들은 (중진들을 향해) '가진 게 그거밖에 없나, 비전은 없나'라고 할 것"이라며 "저는 경험갖고 승부하기 보다는 비전을 갖고 승부한다. 상당히 파격적이고 급진적 공약을 명확하게 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