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초점] “온라인 공연 답 없다”던 인디계, 온라인서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21.05.25 14:05 수정 2021.05.25 14: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결국 제작비 줄이는 것이 과제"

ⓒ엠넷 ⓒ엠넷

“방법이 온라인 공연밖에 없다면, 그 안에서 찾아야죠”


최근 한 자리에 모인 소규모 레이블의 대표들이 나눈 대화 주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가 일상이 되어 갈 때와는 사뭇 다른 주제다. 당시 인디업계는 “온라인 공연은 답이 없다”는 회의적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기존에 진행된 온라인 페스티벌이나 온라인 공연들을 대부부니 서울문화재단, 마포문화재단 등 각 지자체의 문화재단과 엠넷 등의 방송사, 인터파크 등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상 레이블 독자적으론 제작비를 충당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장 공연 제작비를 기획사가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연 송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결제 등의 과정에 플랫폼에 물어야 하는 수수료로 인해 공연을 하면 오히려 빚만 떠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료 공연을 구매할 팬덤이 두텁지 않고, 퍼포먼스보다는 사운드 위주인 인디 뮤지션들에게는 온라인 공연 수익화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이라고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어떻게든 공연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대책 논의지만, 어떻게든 공연을 할 수 있는 창구만 마련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다.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인디업계는 흥미로운 지점도 발견했다. 얼마 전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온라인 공연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다. 먼저 유료 온라인 콘서트의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이 50.4%로 무료와는 상반되는 결과가 나왔다. 공연 만족도에 있어서도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향후 관람하고 싶은 온라인 콘서트 형식’에 대한 질문에는 일반적인 공연 관람 형식이 40.0%로 가장 높았고, 채팅 등 소통 가능한 콘서트 형식이 28.2%, VR 및 특수효과 형식이 14.6% 순이었다. 여기에 온라인 콘서트를 관람하지 않은 이유로 ‘퀄리티(화질 등)가 좋지 않아서’는 10% 내외로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했다. 결국 온라인 콘서트를 즐기는 관객들은 기술적 퀄리티보단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영상을 소비함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소통’에 무게를 둔다. 유튜버들이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된 것도 네티즌이 채팅을 통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유튜버가 그 의견에 답하는 쌍방향 소통에 따른 만족감 때문이다.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굳이 공연장이 아니라, 연습실 심지어 집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또 유튜버 후원 방식인 슈퍼챗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미 뮤지컬계에선 후원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공연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이는 ‘감동 후불제’라는 이름으로 영상 관람 중 ‘후원하기’ 기능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책정한 금액으로 공연에 대한 감동을 전하는 방식이다.


엠와이뮤직 윤동환 대표는 “온라인 공연은 대면 공연보다 제작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팬덤이 두텁지 않은 인디업계 입장에선 수익 보장이 안 되는 상황이다. 결국 제작비를 줄이는 것이 과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건 수수료 부담이 있어 자체적으로 온라인 시스템을 운영해야하고, 무대에서 공연을 중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합주실이나 집 같은 곳에서 손쉽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표는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시도를 해야 하는데 쉽진 않다. 기본적으로 아티스트가 진행 능력이 있거나, 예능적 감각이 있거나, 뻔뻔함을 가지고 있거나 부수적인 것들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아직까진 이런 것들이 충족되는 대상을 찾지 못해 쉽게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