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이후 53년 만에 유로 대회 우승 차지
잉글랜드는 안방서 우승 축배 드는데 실패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이번에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허락받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이탈리아와의 결승서 1-1로 비긴 뒤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서 2-3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열렸던 1968년 대회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에 올라서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반면, 유로 대회 첫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던 잉글랜드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5년 만에 국제 대회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탈리아를 넘어서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잉글랜드는 전반 2분, 반대편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쇄도해 들어간 루크 쇼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유로 대회 결승 역사상 최단 시간 골이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 2장을 사용,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공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고 이 기회를 노린 보누치가 골로 연결, 광고판 위에 올라서는 세리머니로 동점을 자축했다.
연장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한 두 팀은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두 차례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독이 되고 말았다.
잉글랜드의 1~2번 키커는 공수의 핵을 맡고 있는 해리 케인과 해리 매과이어였고 기대대로 안정감 있게 골을 성공시켰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연장 종료 직전, 마커스 래쉬포드와 제이든 산초를 동시 투입시키며 승부차기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그리고 이들이 3~4번 키커로 나란히 나섰다.
래쉬포드는 킥을 차기 전,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으려했으나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왼쪽 구석을 노리고 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실축으로 이어졌다. 산초 역시 노림수보다는 돈나룸마를 보고 차려했고 뜸을 들인 슈팅이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대목은 마지막 키커로 지정한 부카요 사카(19)였다. 대개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는 팀의 에이스 또는 베테랑 선수가 나서기 일쑤다. 그만큼 심리적인 압박과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우려대로 사카의 슈팅은 다시 한 번 돈나룸마의 거미손에 걸려들고 말았다. 19세 선수에게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이라는 잔혹함을 떠넘긴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비판의 화살이 쏠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