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잡힌 일정 탓, 불참 불가피"
경준위 일정 대신 '친윤계' 권성동 찾아
'기습 입당'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바탕 기싸움을 벌인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마이웨이' 행보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대선 예비후보들의 공식 일정으로 용산구 쪽방촌 봉사활동을 마련했지만 윤 예비후보는 참석하지 않으면서다.
4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오까지 서울 용산구 동자동 내 쪽방촌을 찾아 삼계탕과 얼음물 등 지원 물품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에 나섰다.
당내 예비후보 13명 중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후보(가나다순)등 9명이 참석한다.
윤 예비후보는 미리 잡힌 비공개 개인적 일정으로 인해 불참한다고 밝혔다. 윤 예비후보 측은 이날 통화에서 "일정을 공지 받기 전에 잡아 놓은, 연기할 수 없는 중요한 사적 일정이 있어서 가려고 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윤 예비후보가 청와대 앞에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 1인 시위를 하는 권성동 의원을 격려 방문했다는 점에서, 지도부와 기싸움의 일환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최재형 후보 측에서 부인이 대리 참석 하는 것과도 대조된 행보다.
윤 후보 캠프 측은 이날 통화에서유승민·최재형·홍준표 후보 역시 불참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저희만 불참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윤 예비후보의 이같은 행보에는 '지지율 1위 후보'라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에 시동이 걸린 상황에서,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대형 후보의 경우 미리 짜인 일정을 수정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긴 하지만,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왜 없겠나"라며 "첫 경준위 공식 일정에 불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