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컨벤션 효과 믿다 민심 잃을라…'尹·李 충돌' 국민의힘 안팎 자성론


입력 2021.11.10 13:01 수정 2021.11.10 14:0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윤석열 vs 이준석·김종인 구도 형성

선대위·일부 당원 탈당 두고 입씨름

컨벤션 효과 '尹 지지율' 상승세지만

파열음 지속 시 효과 지속 불가 우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 선출 이후 소위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한편으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둘러싼 지도부와의 충돌과 일부 2030당원들의 이탈로 우려를 낳고 있다. 당 안팎에서 '원팀 정신'을 상기하고 조기에 잡음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대위 구성을 놓고 파열음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규모와 형식을 놓고 윤 후보 측과 이준석 대표, 선대본부장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이견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캠프의 경량화를 바탕으로 전면적인 쇄신을 주문하고 있지만 윤 후보 측은 오히려 조직 확대를 통한 용광로 캠프를 구상 중인 탓이다.


캠프 경량화에 있어서는 윤 후보 및 캠프 지도부 뿐 아니라 실무진 차원에서의 반발도 크다. 경선 과정에서 캠프에 몸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선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생긴 만큼, 불안함을 느끼는 기류가 캠프 내에서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갈등이 비화되는 와중 윤 후보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준표 의원의 경선 낙선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일부 당원들의 탈당 사태를 놓고도 계속해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 측이 "탈당 인원보다 입당 인원이 많다", "역선택 당원들이었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히자 이 대표가 "숫자를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고 맞받으며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탈당 당원 숫자를 놓고 벌어진 소모적인 논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탈당 인원이 입당 인원보다 몇 명 많고 적은 게 중요한가"라며 "지금은 경선 후유증을 조기에 치유하고 원팀으로 뭉치는 게 먼저"라 말했다.


진중권, 尹 캠프에 "지지율 좀 올랐다고
밥상 차려줘도 걷어차면 할 수 없는 일"
유화적 메시지 나오며 화해 기류 감지도
尹 측 "앞으로 잘 합의해서 선대위 발족"
이준석 "과거에도 초기 갈등, 후 안정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후보와 지도부의 갈등 국면에도 불구하고 경선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당장은 야권의 대선 전략에 위기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단 당 일각에선 이러한 혼란이 빠른 시일 안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컨벤션 효과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좀 올랐다고 권력다툼이 일어나는 듯 하다"며 "윤석열 캠프 내의 구세력들이 이준석을 내치고 김종인을 막아 자기들 마음대로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한 것"이라 분석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전통적 지지층만 바라보고 옛날 그 사람들로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나가도 이길 수 있다고 믿으니 중도층 눈치 보려고 새 인물들 데려와 괜히 우리 밥그릇 내줄 필요 뭐 있냐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후보의 정치적 판단과 역량에 달렸다. 밥상을 차려줘도 걷어차면 할 수 없는 일"이라 꼬집었다.


따라서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와 지도부를 향해 자중을 요구하며 '원팀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 캠프와 당 지도부가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으며 원만한 선대위 구성을 약속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윤석열 캠프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서로 운명을 같이해 정권교체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야만 두 분 다 정치적인 승리가 보장된다"며 "전혀 합에 문제가 없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 사이에 아주 원만하고 적절하게 합의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권성동 윤 후보 비서실장도 "김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오셔서 당을 재건해주신 분이며,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후보에게 많은 지혜와 경륜이 담긴 조언을 해주셨다"고 불화설을 일축하며 "앞으로 잘 협의해서 정권교체를 위한 최고의 선대위를 발족할 것"이라 전했다.


이준석 대표 또한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대위라고 하는 것은 초기에 자리싸움이 치열하지만 나중에 갔을 때는 각자 역할이 재조정된다"며 "2012년 박근혜 대통령 선거만 해도 초기에 다소 혼란이 있었는데 김무성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안정화됐다"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