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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vs DB손보, TM 선두 경쟁 '점입가경'


입력 2021.11.12 06:00 수정 2021.11.11 11:1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실적 1위 두고 엎치락뒤치락

또 다른 비대면 창구로 주목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텔레마케팅(TM) 채널 보험료 수입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텔레마케팅(TM) 영업의 양대 강자로 꼽히는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DB손보가 5년 만에 TM 실적 1위를 탈환하자, 올해 현대해상이 맞불을 놓으며 재역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TM이 또 다른 비대면 판매 창구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둘러싼 손해보험사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5대 손보사가 올해 상반기 TM 채널에서 거둔 보험료 수입은 총 2조3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별로 보면 우선 현대해상의 TM 수입보험료가 79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9%나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DB손보의 TM 수입보험료는 7802억원으로 7.5% 줄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2924억원으로, 메리츠화재는 2741억원으로 각각 13.0%와 9.8%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의 TM 보험료 수입은 2406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가장 시선을 끄는 포인트는 역시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선두다툼이다. 현대해상은 2016년부터 DB손보를 제치고 연간 TM 수입보험료 최대 손보사로 이름을 올린 뒤 2019년까지 이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DB손보가 1위로 올라서며 오랜만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러자 현대해상이 올해 다시 힘을 내면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 반사이익 본 TM 판매


손보업계의 TM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자리하고 있다. 설계사와의 대면을 꺼리는 고객들이 많아진 현실이 TM 채널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2019년까지 7조원대 초반에서 맴돌던 손보사들의 연간 TM 보험료 실적은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 8조3458억원까지 불어나며 8조원을 돌파했다.


다른 금융권의 비대면 판매가 통상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 영업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손보업계의 TM 판매의 강세는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다른 금융권 상품들과 다른 보험의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보험은 은행 예·적금이나 증권사 펀드에 비해 가입 기간이 훨씬 긴데다 보장 내용도 복잡하다. 그런데 디지털 판매는 각 소비자에 맞춘 세밀한 대면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반면 TM은 1대 1 상담을 통해 이런 한계를 어느 정도 보완하며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방식이다.


TM의 강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손보사들의 행보는 점점 분주해질 전망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자신 있는 특화 상품을 외부 전문 판매 조직에 공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며 눈길을 끌었다. 현대해상은 올해 초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보맵의 TM 자회사에 어린이 전용 보험을 납품하며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섰다.


DB손보는 이른바 보이는 TM 서비스를 회심의 카드로 준비 중이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된 DB손보의 TM보험 가입 디지털 미러링 서비스는 고객이 모바일 화면에서 상품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하며 설계사의 설명까지 함께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DB손보는 해당 서비스를 내년 2월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물 간 영업 방식으로 여겨지던 TM 채널이 코로나19 이후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이를 다시 살리기 위한 보험사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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