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익 위한 것"…野 주장 '정치 공세'로 규정
"정치적 비난이라는 지적 받지 않도록 신중해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두고 '외유'라는 비판이 야권에서 제기되자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순방 일정표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고, 성과가 뚜렷하게 있어 '억지 비판'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청와대는 "놀러간다고 표현하는 건 어느 나라 국민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코로나 상황에서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니까 야권에서 외유라는 말을 쓴 것 같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아주 극히 일부에서 외유다, 이 시기에 꼭 중동에 가야 하느냐고 꼬집었다고 들었다. 이 시기에 꼭 중동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럼에도 꼭 중동이라고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야권의 외유 비판을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그는 "국제 정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대통령 북핵 외교를 깎아 내리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은 "산유국이 탈석유를 선언하고 있고, 산업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동과) 건설 에너지 이런 전통적 협력을 해왔지만 보건의료, 수소협력, 기후환경 이런 새로운 키워드를 가지고 변혁을 선언하고 있다. 이런 분야에서 앞서 가고 있는 대한민국과 꼭 협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중동 3개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문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을 향해 "국정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 수용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왔다"며 "대안적 비판도 정치적 비난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코로나19 확산,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비판한 바 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7일 "엄중한 안보 위기와 비극적 사고, 국민의 코로나 고통을 뒤로하고 대통령 내외는 중동으로 떠났다"며 "대통령 내외는 지금 이 시국에 저 멀리 중동까지 꼭 가야만 했느냐"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전날에도 야권의 이러한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전날 오후 JTBC 방송 '썰전 라이브'에서 "대통령의 외교는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어떤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야권의 공세가 국민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야권의 외유 비판은) 농담일 것"이라며 "이런 큰 성과를 거두고 미래를 위한 디딤돌을 놓는 대통령의 국익 외교를 외유라고 표현한다면 국민이 용납하겠나. 그런 것은 극히 일부 이야기일 것이고 국민께서 평가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 목적에 대해 "코로나는 코로나대로 최선을 다해서 세계에서도 비교적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일에 대통령은 더 치중해야 할 부분도 있지 않겠나"라며 "두 가지를 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최근 참모회의에서 "갈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한 나라라도 더 방문해야 한다"고 말한 배경에 대해서는 "전 세계 코로나 상황으로 대통령 정상 외교마저도 순연이 됐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약속했던 일정을 하나라도 빨리 소화해줘야 다음 정부에 부담을 안 드리는 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현지시간)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GCC와의 FTA협상 재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리야드 메트로(전철)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오후에는 6박 8일 중동 3개국 순방의 마지막 종착지인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