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관심 적었던 도서지역 순회
호남서 윤석열 지지율 '30%' 돌파
"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하지 않아"
민주당은 비판 내놔…"번지수 잘못 짚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 민심을 잡겠다는 목표로 다도해 섬 순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일정과 맞물려 호남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30%가 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민심의 변화가 감지되자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이 대표는 4일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가진 주민 간담회에서 "여기까지 오는 사이에 재밌는, 그리고 기분 좋은 여론조사를 하나 봤다"며 "UPI-리서치뷰에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오늘자로 윤석열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31%가 나오는 조사가 나왔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정당지지율이 30%가 나온 것"이라 언급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서치뷰가 UPI 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국 지지율 46%, 호남에서 31%를 기록했다.
그간 보수정당의 대선 후보가 호남에서 좀처럼 10%를 넘기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수치에 대해 "참 감사하고 고마우면서도 제 앞에 당대표를 지냈던 분들에게 야속한 부분이 있다"며 "열심히만 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열심히 하지 않았고, 노력하지 않았다.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과 천하람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당협위원장 등 훌륭한 분들이 정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되는데 그걸 못해 허송세월을 한 것 같아 너무나 죄송스러운 것"이라 말했다.
이 대표는 전임 당대표였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부터 시작된 국민의힘의 '서진정책'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호남의 역사적 문제에 대한 우리 보수정당의 과오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한 이후, 저는 여순사건 등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 특별법 처리를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하는 등 많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및 진도, 완도군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던 이 대표는 이날도 장흥에 이어 고흥 시산도, 지축도, 나로도 등을 방문하며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대도시보다는 그간 중앙정치의 관심이 적었던 도서지역을 방문해 바닥 민심을 끌어안는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특히 저희 보수정당 사람들은 광주라든지 순천이라든지 목포라든지 대도시 위주로 다니며 정책을 듣다 보니 항상 바다 인근, 연안 지역의 주민들께서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며 "우리 지역이 진짜 민원이 많은 곳인데 왜 여길 다니지 않느냐고 하셔서 제가 신안부터 진도, 완도 거쳐 장흥까지 왔다.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청취하고 도움을 드리려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호남 지역 230만 가구에 윤 후보가 보냈던 손편지가 많은 호응을 얻었던 점을 거론하며 이 대표는 "세심한 행동에 많이 울림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 전통적인 보수정당의 호남 방문과는 다르게 다도해 지역, 연안 지역의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어쩌면 민주당도 챙기지 않았던 지역 현안들을 챙기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1분 1초를 아끼고, 우리 대한민국과 전남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내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의 행보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갑석 의원은 이날 "이준석 대표는 호남표 구애 이전에 갈등과 분열의 씨앗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라며 "이 대표가 호남표 구애의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분열의 정치, 사드 추가배치를 주장하며 극우 보수의 철 지난 안보팔이를 답습하는 구태 정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태양광 그늘막 공약을 난데없이 친중으로 몰고 가는 증오의 정치, 문재인 정부가 작년 69억원, 올해 81억원 예산을 배정해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흑산도 공항 사업을 '좌절됐다'며 왜곡하는 갈등의 정치"라며 "아무리 무등산을 오르고 다도해를 돌더라도,이 대표의 이런 정치는 진보와 개혁, 평화를 향한 호남의 염원에 반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의 다도해 순회에 이어 윤 후보 또한 곧바로 호남을 찾아 민심 확보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 따르면 윤 후보는 오는 주말 제주도 및 광주광역시를 찾아 필승결의대회 등을 개최하고 주민들을 만난다.
한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차주 출발하는 '윤석열차'도 호남을 찾는 등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최대한 호남을 찾아 진심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