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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강세…갭투자 자극, 깡통전세 고개드나


입력 2022.02.10 05:46 수정 2022.02.09 17:45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아파트값 대비 전셋값 상승률 더 커

기준금리 추가인상 및 DSR규제 강화 예고

임대차법 만료 도래, 하반기 전셋값 상승 우려

"갭투자 수월한 환경, 결국 매매가 상승 부추길 것"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년 만에 매매가격 상승률을 앞질렀다.ⓒ뉴시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년 만에 매매가격 상승률을 앞질렀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며 갭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깡통전세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23%로 전셋값 상승률(0.31%) 대비 0.8%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넘어선 것은 꼬박 1년 만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월간 상승률은 1월 1.60%로 시작해 4월(0.95%)께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1%대를 회복, 9월 1.69%까지 오른 뒤 내림세를 이어갔다. 12월에는 0.46%까지 상승폭이 줄었다.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은 1월 1.52%, 4월 0.56% 6월 1.48%, 10월 0.49%, 12월 0.45%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전반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했으나 1년 내내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더 많이 올랐다. 이후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관리 명분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맷값, 전셋값 모두 상승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추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54.48%, 12월 54.54%, 올 1월 54.59% 등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값이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전세가율은 하락세를 유지해 왔다. 새 임대차법 도입으로 전세가율이 잠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전셋값보다 매맷값이 더 많이 올라서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73% 수준을 보였던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0년 8월 53%대로 떨어지며 3년 이상 내림세를 이었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전셋값이 급등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계약갱신청구권 소멸로 집주인들이 시세 수준을 보증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커서다. 전셋값이 상승하면 전세가율도 더 오를 수 있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데다 강화된 대출 규제까지 시행될 예정이어서 전세를 끼고 주택 매입에 나서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지금처럼 매매가격이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이 더 오를 경우, 전세보증금과 대출을 더한 금액이 집값을 웃도는 깡통전세가 확산할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올 7월 이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가 시행되면 갭투자를 통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가율이 더 높아지면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견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가율이 오른다는 건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입하기 더 수월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 대출 규제 강화 등 은행 대출이 불리한 상황에서 자금여력이 달리는 수요자들은 갭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하반기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전셋값이 추가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며 "전셋값이 요동치면 결국 그만큼 집값을 밀어올리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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