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의전'·'적폐청산' 등 쌓인 공격거리…공방 예고
安, 단일화 이슈에 '尹' 공략 예상, "공격적 접근할 것"
20대 대선 후보들의 두번째 TV토론이 11일 오후 8시부터 두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번 토론은 앞선 1차 때와 달리 자유토론 시간이 두배 정도 늘어 1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으로, 그간 제기된 과잉의전과 대장동 의혹, 적폐청산 발언 등에 대해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마다 어떤 전략을 구사하며 공세와 방어를 펼칠지 관심이 모인다.
李, '유능 대 무능' 프레임…지나치면 '역풍'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능한 경제대통령' 면모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세 과정에서 경제 분야에 방점을 찍고 강조해 왔던 만큼, 각종 정책 설명 공약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무능' 프레임에 가두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유능함'을 강조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첫 TV토론 당시에도 'RE100', '택소노미' 등과 같은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며 공세를 펼쳤는데, 좋은 평가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경제 전반에 대해 많이 아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윤 후보의 무능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생소한 개념이 나열되면서 유권자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유능과 무능 프레임을 토론에서도 활용하겠지만, 지난번에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잘난척 한다'와 같은 부정적 반응도 있었던 만큼 이번 토론에선 RE100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토론과 달리 직접적인 공세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적폐청산 발언 등의 논란이 불거진 만큼 해당 문제 앞세워 윤 후보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尹, '대장동·과잉의전' 공략 예상…말실수 줄여야
윤 후보는 재차 대장동 게이트 의혹을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가 지난 토론에선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환수를 못했다'는 식으로 대응하며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 같은 논거를 반박할 수 있는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황제의전'과 '공금 유용' 의혹을 언급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 토론에선 가족에 대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김 씨가 직접 사과 회견을 가질 정도로 문제가 커진 만큼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문에 대한 '오답'을 줄이는 것도 숙제다. 1차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청약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는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84점"이라고 정정했다.
지난해 9월에도 그는 주택청약통장을 "집이 없어서 만들지 않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이런 틀린 답이 반복되면 유권자들 사이 '부족하다'는 인상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반복된 오답은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며 "이번 토론에서 치명적인 오답이 나오게 되면 윤 후보에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安, 송곳질문으로 '적임자' 강조…沈, 李와 대립각 세울 듯
안 후보는 '송곳 질문'으로 존재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책 등 공격적인 질문을 통해 자신이 정권 교체의 적임자임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단일화 이슈가 계속되는 만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윤 후보에게 공세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안 후보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TV토론회에 임하는 전략을 묻는 질문에 "2시간보다 시간이 더 주어지니까 조금 더 세부적으로 이제 물어보겠다"면서 "세부적으로 한번 그분의 생각들을 따져보고 그게 과연 대민의 발전에 대해서 도움이 되는 방향인가 또는 정말로 중요한 사항을 파악하고 있는 것인가를 물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심상정 후보는 진보적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평론가는 "심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도 이 후보에게 유효타를 많이 날렸다"며 "진보적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후보의 정책을 언급하거나 대장동과 과잉의전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율에 큰 반향이 있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