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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민주당원 앞에서…이준석, 무안역 10분간 격정토로


입력 2022.02.14 01:40 수정 2022.02.13 20:23        데일리안 목포·무안(전남)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정치보복 석고대죄' 피케팅 현장서

李 "무안공항 활성 위해 지역정치권

뭘했나…도정을 한 당이 책임지는데

내분도 조정못해서 공항 기능 제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전남 무안역에 도착한 '윤석열차'에서 내려 역전 광장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지역당원들을 비롯한 무안군민들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을 비롯한 무안군민들 앞에서 10여 분간 격정토로를 했다. 이 대표의 격정토로에는 익산에서 여수까지, 다시 순천에서 목포까지 호남을 종단·횡단한 '윤석열차'가 지향하는 바가 압축됐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오후 '윤석열차'가 정차한 무안역에서 하차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역발전·정책공약 홍보를 위한 4량짜리 전세 무궁화호 '윤석열차'는 사흘째 지방 중소도시 위주로 정차하며 역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야권의 호남 구애가 이어지는데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의 대응 전략이 없다는 지역 언론의 비판이 있었기 때문인지, 이날 무안역 광장에는 파란옷을 맞춰입은 수십여 명이 '정치보복, 석고대죄하라' '정치보복 예고 발언 사과하라'의 펼침막을 들고 도열해 이 대표 일행을 맞았다. 그 중 한 명은 스스로를 "민주당원"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이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는 앞에서 이 대표는 10여 분간 연설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석열차' 2일차 운행을 마치고 대구로 넘어가 홍준표 의원과 동성로 행사를 가진 뒤, 자정을 넘어 여수에 복귀해 새벽에야 잠들었기 때문에 목이 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윤석열차' 일정 중 어느 때보다 격정적인 연설을 한 것은 면전의 민주당원들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을 때부터 많은 국민들이 성원해왔다"면서도 "개항한 이후 과연 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정치권에서 무엇을 했는지 이제는 물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당인지 모르겠지만 지방행정을 독점하면서 군 공항 이전에 대해 제대로 된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도 행정을 한 당이 책임지고 있는 것 같은데, 당내 지자체장과 의원들 사이에서의 내분도 조정하지 못해서 무안국제공항이 자랑스러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기능하는 것에 제약이 생기게끔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어떤 의견에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있어도 맨날 한쪽 당만 있어서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가 힘들다면, 우리 당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무안군의회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됐을 때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무안군민"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의 '동진 정책'으로 부산이 특정 정당의 '텃밭'에서 경합 지역으로 변화하면서 부산 발전을 위한 공약을 여야 정당이 다투어 제시하는 상황을 이 대표는 실제 사례로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부산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평생에 걸친 노력을 해서 민주당이 30~40%의 지지율이 나온다"며 "그러다보니 선거 때마다 부산에 대해서는 양당이 경쟁적 공약을 내걸고, 가덕도 신공항·부산 엑스포·북항 재개발 문제 등이 항상 정치권의 쟁점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람되게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중앙정치권에서 이 무안의 문제가 경쟁 사항이 되고 주요한 이슈가 돼서 국민들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일이 아직까지 없었다"며 "앞으로 무안군민이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에, 어제 유세하느라 목이 쉬었는데도 양해를 부탁드리며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끝맺었다.


"부산은 선거 때마다 양당이 경쟁
신공항·엑스포·재개발이 항상 쟁점
무안 문제는 한 번도 정치권 이슈 안돼
군의회에 한 명만 있어도 군민이 이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영일 전남총괄선대위원장 등이 13일 오후 '윤석열차'가 종착역인 전남 목포역에 도착한 직후, 차량 옆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15%의 지지율에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밑에서부터 지역 정치를 바꿔나가는 '풀뿌리 정치'를 할 수가 없었다. 득표율이 15%에 미달하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지 못하기 때문에 패가망신(敗家亡身) 우려에 후보를 낼 수 없거나, 내더라도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박 3일 간의 '윤석열차' 일정에 동승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희망의 씨앗을 틔운 뒤, 곧이어 있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단위에서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내보고 싶다는 게 당대표의 희망"이라며 "그렇게 해서 호남 정치도 경쟁이 가능한 구도로 바꿔가고 싶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석열차'는 이날 무안역을 거쳐 목포역에서 종착하며 2박 3일 간의 운행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천안역을 출발한 이래 장항선·전라선·경전선·호남선의 4대 간선 철로를 달리며, 천안역·홍성역·대천역·군산역·익산역·전주역·남원역·순천역·여수엑스포역·보성역·광주송정역·무안역·목포역 등 13개 역에 정차했다. 코레일 영업거리로 총 556㎞를 주파했다.


20대 국회 전남 해남·완도·진도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금 국민의힘 전남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영일 전 의원은 이날 '윤석열차'가 목포역에 도착한 직후, 목포역 광장에서 "비 나리는 호남선에 열정열차가 도착했다"며 "이곳은 역사의 슬픈 비 나리는 호남선 종착역으로, 예전에는 비가 내렸지만 이제는 정성을 싣은 열차가 도착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선언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깨알같은 글씨로 전남의 공약, 우리 호남의 미래에 대해 정성을 쏟아 보낸 손편지를 받아보고 지역 어른들이 '내가 여지껏 모모당이었는데 나도 변하겠노라'며 그 편지를 내게 가져왔다"며 "우리 국민의힘이 여러분의 도움으로, 여러분의 힘으로 크게 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이 기획한 2박 3일 간의 '윤석열차' 운행을 성공리에 마친 이 대표는 총평에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지방 중소도시 위주 방문 △중소도시의 중심지인 역전광장에서 시민들과의 접촉을 통해 짧은 기간이지만 밀도 있는 대선 캠페인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목포역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열차 유세를 진행했고, 레이건 전 대통령도 열차가 비행기보다 시민들과 소통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해서 활용했던 적이 있다"며 "선거 논리대로라면 대도시 위주로 찾아가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정책적 지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지방 중소도시가 소외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X가 생기면서 지역 중심지에서 멀어진 무궁화호 정차역 위주로 우리의 정책을 알려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윤석열 후보의 생각도 비슷했다"며 "중소도시일수록 역전앞이 번화가이자 중심지라 최대한 많은 시민을 만날 수 있는 기획으로 설계해, 효율적으로 십여 개의 도시를 3일 동안 돌면서 밀도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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