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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이냐 매출이냐” 가격 인상 놓고 장고 들어간 외식업계


입력 2022.12.07 06:47 수정 2022.12.07 06:47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식당‧카페 사용량 많은 음료‧유제품‧조미료 일제 인상

명분은 확보됐지만 가격 인상 주범 꼬리표 부담 커

경쟁사 가격 동결 시 시장점유율 변동 불안감도 한 몫

서울 시내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에서 관계자들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서울 시내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에서 관계자들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가 추가 가격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주요 식자재 가격 상승에 가맹점주들의 요청까지 더해지면서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정부와 여론의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양쪽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연말을 앞두고 주요 식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을 비롯한 국제곡물가격 인상에 이어 두 번째 도미노 인상이다.


당시엔 빵, 라면, 과자 등 밀이 사용되는 주요 식품가격이 올랐다면 최근에는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과 음료, 두부, 참기름‧케첩 등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콜라, 사이다를 비롯한 음료와 주요 조미료가 대거 포함되면서 외식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음료류의 경우 배달 주문이 많은 외식업체의 사용량이 많고 조미료는 메뉴 구분없이 필요한 식자재이기 때문이다.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도 한층 거세졌다.


앞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가격인상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디야커피가 오는 22일부터 최대 700원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롯데리아는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점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한식 프랜차이즈와 피자업체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과 가맹점주 요청까지 잇따르면서 가격 인상을 위한 명분은 확보됐지만 실제 인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일부 개선하는 등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지만 소비심리 저하로 단골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탓이다.


특히 외식물가 상승을 경계하는 정부와 소비자로부터 가격 인상의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경우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치킨, 피자, 커피 등 경쟁관계가 뚜렷한 업종의 경우 경쟁사가 가격 동결 정책을 고수한다면 시장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의 가격 인상 결정이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셈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커피시장의 경우 가성비 브랜드 약진이 이어지다 보니 몇 백원 차이가 고객의 이탈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버티는 것이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여력이 된다면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향후 생존을 위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종 간 가격 인상 시기를 놓고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식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다보니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예전에는 업종별 1위 업체가 총대를 메듯이 선제적으로 발표를 하고는 했지만 이제는 꼭 그렇지도 않다. 모두가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업체가 먼저 가격을 올리겠다고 결정하고 나면 뒤를 이어 비슷한 발표가 이어지다보니 매번 도미노식 가격 인상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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