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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마포 소각장, 100% 지하화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입력 2023.03.22 03:05 수정 2023.03.22 03:05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덴마크 코펜하겐 친환경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방문…"지하화 50%만 할 수도 있다"

"100% 지하화가 유일한 해법인지 마음 열고 대화…주민이 낫겠다 하면 몇%든 지상화"

아마게르 바케, 2017년 가동 시작…소각장 지붕에 인공 언덕 조성해 사계절 스키 탈 수 있어

오세훈 시장이 20일 14시 30분(현지시간)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한 선진 사례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오세훈 시장, 비야케 잉겔스 BIG 대표 건축가) ⓒ서울시 제공 오세훈 시장이 20일 14시 30분(현지시간)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한 선진 사례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오세훈 시장, 비야케 잉겔스 BIG 대표 건축가)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을 100% 지하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 의사를 반영해 80%나 절반 정도만 지하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유럽 출장 중인 오 시장은 현지시간(2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친환경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은 100% 지하화하거나 50% 혹은 80% 지하화할 수도 있다"며 "플렉서블(flexible·유연)하게, 융통성 있게 열어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00% 지하화가 유일한 해법인지 주민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다 보면 상당히 진전된 방향에서 얘기가 될 수도 있다"며 "아마게르 바케처럼 창의적인 용도, 외관, 펀(fun·재미) 디자인이 나오고 주민이 그게 낫겠다고 생각하면 몇%가 됐든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차원"이라며 지상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기존 시설 옆 지하에 하루 처리용량 1000톤(t) 규모 시설을 새로 짓고, 2035년까지 기존 소각장을 철거하겠다 계획이다.


하지만 마포구와 상암동 주민들은 하루 처리 용량 750t 규모의 기존 소각장 인근에 더 큰 규모의 소각장까지 들어서게 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이같은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시설과 진입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주민 편의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가 벤치마킹 하려는 모델 중 하나가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아마게르 바케다.


아마게르 바케는 오염물질 배출을 유럽연합(EU)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폐기물을 태워 만든 열과 전력을 인근 지역에 제공한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이곳은 소각장 지붕에 인공 언덕을 조성해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어 '코펜힐'(Copenhill)로 불리기도 한다.


오 시장은 시설을 둘러본 뒤 "지하화하면 이곳처럼 시설에 매력 포인트를 주는 아이디어에 한계가 생긴다"며 "모양이 두드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상암동 주민들의) 바람이 있어서 지하화하기로 했는데 양해가 된다면 아이디어를 활용할 여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민 반발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저신뢰 사회다 보니 소각장 배출물질에 유해성이 없다고 말해도 안 믿는 경향이 있다"며 "서울로 돌아가면 새로운 소통 기회를 가져서 건강상 위해가 없다는 점을 주민께 잘 전달해 불필요한 오해가 줄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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